계명대 체육학전공 학생들은 원론 수업을 들을 때 교재를 살 필요가 없다. '체육학개론' 교재를 인터넷에서 무료로 내려받아 볼 수 있는 덕분이다. 조창모 계명대 체육학전공 교수는 "교재 나눔이라는 취지에 공감한 같은 과 교수 3명과 함께 교재를 만들었고 책값 부담을 덜어낸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고 말했다.
대학 교재를 공유하는 '빅북'(Big Book)운동이 주목받고 있다. 교재의 저자인 대학교수가 원론형 교재의 저작권을 기부해 학생들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게 특징이다.
지난 2013년 시작된 빅북운동에는 전국에서 교수 20여 명이 참여해 교재 10권을 발간했다. 빅북운동 관계자는 "운동에 동참하는 교수가 늘면서 올해 8권이 추가로 발간될 예정"이라며 "스마트폰 앱을 개발해 전자책 서비스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당 교재는 인터넷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고, 실물을 갖고 싶으면 제본 비용을 부담하면 된다.
빅북운동이 시작된 배경에는 값비싼 전공서적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해 4월 대학내일 20대연구소가 대학생 364명을 대상으로 전공서적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83.5%가 "책값이 비싸다"고 답했다. 응답자들은 한 학기에 평균 6.4권의 전공서적을 사는 데 9만4천원을 썼다. 경북대 기계공학부에 다니는 전경주(25'대구 북구 대현동) 씨는 "새 학기를 맞아 전공서적 3권을 사는 데 11만7천원을 썼다"며 "공부를 위한 비용이라 어쩔 수 없지만 가격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학가에서는 불법 복사가 성행한다. 대구시내 한 대학서점 관계자는 "서점에 와서 가격만 물어보고 나가는 학생이 많은데 대부분 제본을 구하러 가는 것"이라고 했다. 인근 복사전문점 업주는 "공과대나 의과대처럼 전공서적이 비싼 학과 학생들이 제본을 많이 하는 편"이라고 했다.
불법 제본 단속 건수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신학기 특별단속에 적발된 불법 제본 건수는 지난해 7천117건에서 올해 1만3천521건으로 90% 증가했다. 대구경북에서도 올해 3천403건이 단속됐다. 이달 초에는 대구의 모 대학 인근 복사전문점에서 불법 제본한 책자 2천500여 점이 무더기 적발되기도 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전공서적을 복사해 컴퓨터 파일 형태로 보관하다 적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빅북운동을 처음 시작한 조영복 부산대 교수는 "빅북은 대학생 전공서적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불법 제본 등의 부작용을 예방하는 방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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