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 강모 씨는 최근 한 보험사의 센터교육장을 맡은 친구의 소개로 보험판매 교육을 받고 보험설계사로 등록했다. 친구가 "마땅히 할 일도 없는데 교육이나 받아봐라. 교육비도 꽤 나온다"며 권유해 입문한 것이다. 강 씨는 "첫날 교육장에 가보니 나처럼 보험업에 별 관심 없이 앉아있는 사람이 30%는 돼 보였다"고 말했다.
보험설계사의 잦은 퇴사나 이직 등으로 인해 보험상품 불완전 판매가 속출하고 설계사 잃은 계약자(고아 계약)가 생겨나는 등 폐해가 심각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년이 넘은 13개월 차 설계사 정착률은 2013년 35.7%, 2014년 34.2%, 2015년 36.3% 등 매년 30%대에 머무르고 있다. 1년마다 설계사 10명 중 6명은 그만두거나 이직하고 있는 것이다. 보험업에 종사했던 권모(48) 씨는 "문턱이 낮아 쉽게 입문했다가 주변 친인척이나 친구를 유치하고 난 후에는 더 이상 영업 확장이 어려워 그만두는 사람이 대부분이다"고 말했다.
설계사 퇴직은 '고아 계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계약을 관리해줄 설계사가 없어 보험료 미납으로 실효되거나 보험금 지급과 관련한 조언을 받을 수 없는 것이다. 권 씨는 "지인에게 상품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 없이 가입을 강요해놓고 그만두면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간다"며 "다른 설계사에게 승계돼도 지인을 믿고 가입한 고객 입장에선 불만족스럽다"고 했다.
이탈이 심하면서 보험사들이 신규 설계사를 모집하는 데 있어 속칭 '미끼 작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입사 초기 교육비와 정착지원금 지급을 제시하는 것. 일부에서는 영업활동을 하면서 실적을 유지하면 지급하는 정착지원금을 등록 초기에 미리 당겨 지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보험사들은 보험업에 입문했다가 발을 빼는 설계사에게 '정착지원금 반환'을 요구해 논란이 일기도 한다. 정착지원금 반환을 둘러싼 설계사와 보험사 간의 법적 분쟁도 잇따른다.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일부 보험사는 이런 문제점을 줄이기 위해 고객 승계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인력 운용에서 정착에 초점을 맞춰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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