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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보다 더 긴, 녹물 대구 상수관로 48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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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2억 들여 22km만 교체…2020년까지 1,176km 교체해야

대구시가 녹물 등 수돗물 질을 떨어뜨리는 노후 상수관로 탓에 골치를 앓고 있다. 매년 교체가 필요한 노후 관로가 늘고 있지만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비용을 들여 노후 관로를 개선하더라도 각 가구로 들어가는 급수관은 사용자 부담이어서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으로 교체대상이 되는 노후 관로는 344㎞로 전체 관로(7천768㎞)의 4.4%이다. 문제는 교체해야 할 관로가 해마다 늘어난다는 점이다. 우선 올해에만 139㎞가 추가되는 등 2020년까지 모두 1천176㎞의 노후 관로를 개선해야 한다. 이는 전체 관로의 15.1% 수준이다.

하지만 상수도사업본부는 이를 감당할 만한 예산이 없다. 2020년까지 발생하는 노후 관로를 모두 교체하려면 4천719억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해 노후 관로 개선에 62억원을 들여 22㎞를 교체하는 데 그쳤고, 올해는 그나마 예산을 2배로 늘려 137억원을 책정했지만 매년 필요한 예산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상수도사업본부는 비용 부담 때문에 중'장기로 나눠 교체할 계획이지만 이마저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우선 올해부터 2020년까지 344㎞(1천600억원)를 개선하고, 이후 2021~2030년 832㎞(3천억원)를 교체한다는 방침이지만 이에 필요한 예산을 마련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더구나 이는 2020년까지 발생할 노후 관로에 대한 계획이어서, 2021년 이후 노후 관로가 추가로 발생하면 교체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노후 관로를 교체하더라도 각 가정으로 들어가는 옥내급수관은 주민들이 비용 부담으로 교체를 꺼려 여전히 수돗물 관리의 사각지대로 남아있다.

지은 지 23년 된 중구 A아파트(1천600여 가구)의 경우 2014년부터 수도꼭지에서 녹물이 나온다는 민원이 제기됐지만, 현재까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조사 결과 상수도사업본부에서 관리하는 배수관까지는 녹물이 발견되지 않지만, 아파트 내 급수관을 거치면서 녹물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돼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A아파트는 공사비의 50%까지 보태주는 '옥내급수관 개량비용 지원사업'이 있지만, '300가구 이상은 지원하지 않는다'는 규정 때문에 노후한 옥내급수관을 교체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정수장 시설에 많은 투자를 해도 정작 낡은 상수관로 탓에 질 좋은 수돗물을 공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노후 관로를 교체하는 막대한 비용을 모두 본부 자체 예산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한 예산을 마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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