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조선족 1990∼2015/강위원 지음/민속원 펴냄
1990년부터 2015년까지 26년 동안 중국 동북3성 조선족 생활상을 탐방하며 묶은 사진기록집이다. 지은이는 해마다 3∼6차례 중국 동북3성을 방문하며 조선족 생활상의 변화를 카메라에 담았다.
사진집에 실린 작품은 270여 점이며, 주제는 조선족 동포의 '이주와 정착'에서부터 '정겨웠던 사람들' '농경문화와 삶의 현장' '축제와 세시풍습' '교육' '내가 만난 사람들' '노인협회' '통과의례' 등 8가지다. 각 장마다 사진의 내용을 설명하는 등 역사적 서술도 덧붙였다.
지은이가 주로 탐방한 지역은 농촌 조선족 집단거주지역이다. 미리 연락을 한 뒤 방문하고, 마을에 들어서면 공산당 지부서기를 먼저 만나고, 다음으로 촌장과 부녀주임, 노인회장을 비롯해 마을 간부들과 만났다.
조선에서 태어나 중국으로 이주한 이주민 1세대 가정을 방문해 그들의 집과 가정 분위기를 살피고, 마지막으로 노인회를 둘러보는 방식으로 사진을 찍었다. 26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사라진 마을도 있고, 풍경이 심하게 변한 곳도 많다. 가파른 세월을 따라 사람들은 떠났거나 변했다. 지은이는 '20여 년 전 풍경인데, 어쩌면 이 책에 담긴 사진들은 역사 유물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고 말한다.
카메라에 들어온 조선족의 삶은 정갈하고 맑다. 그들은 주변과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면서도 자신들의 뿌리를 잊지 않고 살아간다. 집안의 장식과 환경은 지역별, 세대별로 다소 차이가 있으나 꽃을 가까이 두고 산다는 점은 공통적이다. 도시로 진출한 사람들은 주로 연구직이나 상업에 종사하고, 여성들은 매우 근면하고 강인한 정신을 갖고 있다. 본국의 한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조선족 역시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며 산다. 우리 민족이 세계 어디를 가도 성공적으로 정착하는 큰 이유일 것이다.
중국 동북3성의 조선족들은 도시와 농촌을 막론하고 대부분 집단 거주 지역을 형성함으로써 정체성 보존에 도움을 얻고 있다. 비슷한 시기, 비슷한 조건으로 미국, 일본, 러시아 등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말과 글은 물론 생활양식까지 현지화된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물론 여기에는 우리의 생활양식과 정신문화를 지키려고 노력해온 선각자들의 노력과 함께 중국의 소수민족 정책의 힘이 컸다.
체계적으로 조선족 문화를 기록하기 위해 지은이는 농촌지역의 경우 계절에 따른 자연환경과 토지 이용 모습, 농경생활과 의식주에 따른 삶의 모습을 중심으로 사진을 찍었다. 도시 지역의 경우 지역 특성에 따른 상거래 현장을 비롯해 도시의 변화 모습을 담았다. 도농 구분없이 초기 조선족 집단 거주지역과 항일 운동의 현장도 담았다.
관혼상제 등 의례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남아 있는 조선족 문화와 변화하는 문화에 주안점을 두었다. 명절은 전통적인 명절과 조선족 명절, 사회주의 국가명절 등을 분리해 조사했다. 생생한 사진을 중심으로 중국 동북3성 조선족의 삶과 문화를 전반적으로 둘러볼 수 있는 책이다. 지은이 강위원은 경일대 사진영상학부 교수로 정년퇴임했다.
대백 프라자 전시실 A관에서 5월 24일(화)부터 29일(일)까지 '오늘의 조선족' 전시회도 열릴 예정이다. 257쪽, 5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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