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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송기의 우리말 이야기] 꿈을 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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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서는 한자 어휘와 우리말을 함께 사용할 때 잉여적인 표현이 생겨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는 '가까운 측근(側近)', '남은 여생(餘生)', '새로 신축(新築)하다', '하얀 백지(白紙)', '미리 예고(豫告)하다' 등이 있는데, 이 말들은 한자어의 일부가 우리말과 겹치면서 잉여 표현이 되는 것이다. 이런 예들은 잘못된 표현이기 때문에 이것에 관한 내용은 공무원 시험이나 수능 시험에도 잘 나온다. 반면에 '빈 공간(空間)', '박수(拍手)를 치다', '구색(具色)을 갖추다'와 같은 경우는 한자어의 일부와 겹치는 표현이 있지만 잉여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고, 이를 대체할 표현도 없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공간'의 공(空)이나 '박수'의 박(拍), '구색'의 구(具)와 같은 한자의 의미가 앞서 말한 근(近), 여(餘), 신(新)과 같은 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게 사용되다 보니 잉여 표현이라고 의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자 어휘와 우리말의 결합과 달리 우리말끼리의 결합으로도 잉여적인 표현이 생겨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꿈을 꾸다', '잠을 자다', '춤을 추다'이다. '꿈'이라는 말이 '꾸다'라는 동사에 접사 '-ㅁ'이 붙어서 이루어졌고, '잠'과 '춤' 역시 같은 구성으로 이루어진 말이기 때문에 완벽한 잉여적 표현이다. 그렇지만 이것에 대해 잉여적 표현이라고 하지 않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다. 이 중에서도 '꾸다'는 좀 더 특별하다. '자다'의 경우는 '오늘은 일찍 자라'와 같이 목적어인 '잠'이 생략될 수도 있지만, '꾸다'는 항상 '개꿈, 악몽'과 같은 '꿈'과 관계된 말 하고만 사용된다. '추다'나 '자다' 경우는 그 동작을 명확히 떠올릴 수 있지만, '꾸다'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꾸는' 것인지 잘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꾸다'에서 온 '꿈'이라는 말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매우 모호한 말이다.

기본적으로 '꿈'이라고 하면 수면 상태에서도 사물을 보고 듣는 것처럼 느끼는 현상이다. 정신 활동이 멈추지 않는 이유는 현실 세계와는 다른 것을 원하는, 혹은 억눌려 있던 욕망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꿈이 '꿈' 같은 이유는 실현 가능성이 없지만 아름다운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을 생각해 보면 '꾸다'는 현실에서는 이루어지기 어려운 황당한 생각을 마음속에 그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면에서 꿈은 비현실적이기 때문에 힘든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안이 되고 힘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꿈은 꾸는 것이기 때문에 소중히 간직하는 것이 아니라 늘상 깨지는 것이고, 다시 새롭게 꾸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착실하게 실천해 나가는 것을 꿈이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그것은 꿈을 꾸는 것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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