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발표하는 공기질 조사 방식과 통계 발표가 '낙제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면서 시민들이 공기질에 대해 민감하지만 정확한 조사 없이 특정 기간에 일부 지역 공기질을 평가한 뒤 봄철 공기가 '양호'해 '휴식과 운동을 즐길 수 있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구스타디움과 두류공원, 강변축구장(북구 서변동), 대구수목원 등 4곳의 봄철 공기질이 양호하다고 밝혔다. 시는 이들 도심공원의 미세먼지(PM-10) 농도가 평균 57㎍/㎥로 미세먼지 예보등급 중 '보통'(31~80㎍/㎥)에 해당돼 '안심할 수 있다"고 했다. 조사는 지난달 11일~이달 6일 이동식 측정 차량이 1곳당 1주일씩 머무르며 미세먼지와 아황산가스, 오존 등 6개 항목에 걸쳐 이뤄졌다.
문제는 이번 조사가 '평균의 착시현상'과 '조사 기간의 대표성 부족' 등 정확성에서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조사 기간 내 '나쁨'(81~150㎍/㎥) 단계를 보인 날이 있었지만, 평균을 낸 수치 속에 묻혔다. 특히 지난달 31일~이달 2일 대구의 미세먼지는 높은 농도를 보였고, 이 중 이틀(31일, 2일)은 전체 평균이 나쁨 단계인 82㎍/㎥를 나타냈다. 이 기간 대구스타디움과 가까운 지산동 측정소의 경우 20시간 동안 나쁨 단계를 유지했다.
이동식 차량으로 4곳을 1주일씩 돌아가면서 측정을 하다 보니, 특정 기간의 고농도 수치가 1곳의 측정 때에만 포함돼 전체 평균에 고르게 반영되지 않는 등 조사상의 허점을 그대로 노출한 것이다.
올봄 여러 차례 공기질이 악화됐지만 조사 기간 이외라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점도 문제다. 시가 보도자료를 낸 다음 날인 23일 대구의 미세먼지는 '매우 나쁨' 단계를 보이며 올 들어 가장 나쁜 공기질을 기록했다. 이날 대구의 하루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206㎍/㎥로 전국 대도시 중 인천 다음으로 높았다.
조사 기간 직후인 이달 9, 10일엔 하루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각각 118㎍/㎥와 104㎍/㎥로, 예보 등급의 나쁨 단계인 것은 물론 환경기준(100㎍/㎥)을 넘기도 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비교적 상태가 양호했던 기간의 측정 자료를 기준으로 봄철 공기질이 좋다고 판단함으로써 도시 미세먼지 문제를 왜곡시켰다"며 "고농도의 미세먼지에 단 며칠만 노출돼도 건강에 좋지 않기 때문에 부정확한 조사로 안전하다고 홍보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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