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피리부는 사나이' 표절 놓고 류용재 vs 고동동 설전

tvN '피리부는 사나이'의 표절 여부를 두고 드라마를 쓴 류용재 작가와 작품을 표절당했다고 주장하는 고동동 작가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일 웹툰 작가인 고동동 작가는 자신이 2년 전 시나리오 공모전에 출품했던 '피리부는 남자'와 '피리부는 사나이'가 유사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류 작가가 당시 심사위원이었고 자신의 작품을 칭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류 작가는 25일 제작사 콘텐츠케이를 통해 "원안을 확인한 결과 두 작품이 서로 다른 작품이라고 판단한다"며 "두 작품이 몇 가지 키워드를 공유하고 있으나 주요배경과 콘셉트, 사건의 전개과정, 등장인물과 그들 사이의 관계 등 내용적인 면에서 여러 가지 차별점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지난 22일 광주광역시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을 방문, 공모전에 제출한 '피리부는 남자'의 원안을 열람했다는 류 작가는 "고 작가님 작품의 핵심콘셉트는 '지하철 안에서 벌어지는 테러, 7개의 방독면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죽여야 하는 살인게임'이다"라며 "제 작품에는 테러나 인질극, 납치, 비행기 피랍 등 다양한 사건이 벌어지고 지하철은 등장하지 않는다. 중심 캐릭터 또한 공통분모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동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는 수 세기동안 여러 나라에서 수많은 작가가 재구성한 작품이며 '테러를 통한 사회적 복수'라는 키워드 역시 '더 테러 라이브' '모범시민' 등 많은 작품이 공유하고 있는 모티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힘없는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존재로 '피리부는 사나이'를 그리고 있다"고 밝힌 그는 "그런 의도를 갖고 작품을 쓰면서, 다른 작가의 작품을 훔칠 만큼 파렴치 하지는 않다"는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번엔 고 작가가 다시 목소리를 냈다.

그는 25일 오후 자신의 블로그에 "중요한 건 류 작가가 제 작품을 심사했다는 점이다. 류 작가의 입장표명에 그 부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는 게 안타깝다"며 '피리부는 남자'와 '피리부는 사나이'의 유사점을 조목조목 나열한 글을 올렸다.

그는 ▲ 국가적 참사의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참사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부패한 권력자들을 처단하고 국가적 참사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테러리스트가 되고 ▲ 피리부는 남자의 상징과 테러리스트의 이미지를 연계하며 ▲ 가스라는 다소 독특한 소재가 사용되고 ▲ 이 과정에서 언론과 방송이 결정적 수단으로 이용된다는 점을 '피리부는 남자'의 특징으로 꼽으면서 "류 작가가 언급한 다른 작품들 역시, 적어도 제가 아는 한 제 작품의 특징과는 별다른 유사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도입부에 동화 내용으로 내레이션이 깔리며 시위장면이 등장하고 테러리스트가 등장할 때 피리나 휘파람을 부는 장면, 실시간 방송을 통해 테러리스트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장면 등 세부 장면과 캐릭터 설정 등의 유사성도 지적했다.

이외에도 공모전 당시 류 작가가 심사위원을 담당하면서 자신의 작품에 조언을 하지는 않았으나 1차 면접 심사 때 직접 얼굴을 대하고 칭찬해준 사실을 언급하면서 "최근 진흥원에 연락해 적어도 1차와 3차에서 류 작가가 제 작품을 검토했으며 3차 심사에서는 '피리부는 남자'의 심사표를 썼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 작가는 글 말미에 "이런 일이 대부분 작가 대 작가의 명예 싸움이 아니라, 거대한 힘과의 싸움이 된다는 게 무섭고 힘들지만 10년간 준비한 자식같은 작품을 세상에 내놓지 못하는 현실에 용기를 냈다"고 적었다.

류용재 작가는 MBC TV '개와 늑대의 시간', tvN '라이어 게임' 등 2편의 드라마를 집필한 바 있으며 고동동 작가는 포털사이트 다음 웹툰에서 '지옥철 '명탐정 포우' 등을 연재하며 웹툰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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