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여성대통령을 꿈꾸는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올 가을 본선에 진출할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됐다.
2008년 첫 대권도전 때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고배를 마셨던 클린턴 전 장관으로서는 8년간의 재수를 거쳐 본선행 티켓을 눈앞에 두게 됐다.
◇ 예고된 '대승'…9부능선 넘어서=26일(현지시간) 미국 동북부 5개 주에서 치러진 경선은 민주당 경선레이스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클린턴은 이날 오후 9시 현재 총 462명의 대의원이 걸린 5개 주 승부에서 210명의 대의원으로 가장 많은'대형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압승한 것을 비롯해 메릴랜드(118명)와 코네티컷(70),델라웨어(31명) 등 4개 주의 승리를 확정을 지었다.로드아일랜드(33)에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승리했다.
배정된 대의원 462명(슈퍼대의원 포함) 가운데 300명 이상이 클린턴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클린턴이 확보한 대의원 수는 기존 1천944명에서 2천2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이는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숫자를 뜻하는 '매직넘버'(2천383명)의 90%를 넘는 것이다.
앞으로 남은 경선은 14개 주로,1천208명의 대의원이 걸려있다.경쟁후보인 버니 샌더스는 이번 경선결과 1천300명 정도의 대의원을 확보하는데 그쳐 클린턴을 따라잡기가 어려워졌다.매직넘버를 달성하려면 앞으로의 경선에서 90% 이상을 득표해야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클린턴으로서는 대선 후보 지명 절차만 남겨뒀다고 볼 수 있다.
클린턴의 이번 '대승'은 예고된 것이었다.열광적 지지층을 등에 업은 샌더스가판세의 흐름을 반전시키고자 전력투구했지만 역부족이었다.동북부 5개 주는 전통적민주당 지지층이 몰려있는 '주류의 텃밭'이어서 아웃사이더 샌더스가 세를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 '낮은 자세'로 대권 재도전…샌더스 돌풍에 한때 휘청=2013년 2월 국무장관 직에서 물러나 대선을 물밑 준비해온 클린턴은 지난해 4월12일 마침내 대권 재도전을 선언했다.
초기 대세론에 안주하다 예기치 못한 패배를 당했던 8년 전의 전철을 되밟지 않기 위해 클린턴은 초반부터 '천천히,그리고 작은 출발'(Go Slow,Go Small)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낮은 자세로 캠페인을 시작했다.그러나 대선출마 직후부터 인기가 치솟으며 지지율 고공행진이 이어졌다.국무장관 재직시 개인 이메일 서버로 공무를처리했다는 이메일 스캔들도 '힐러리 대세론'을 꺾지는 못했다.
그러나 막상 경선이 시작되자 순탄치 않은 과정의 연속이었다.워싱턴 정치의 타파를 외치며 '주류' 클린턴에 도전장을 내민 샌더스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특히 아이오와 첫 경선에서 사실상 동률을 기록하고 뉴햄프셔에서 압승을 거둔 샌더스는 청년과 백인 진보층의 지지를 토대로 엄청난 '아웃사이더 돌풍'을 일으켰고 클린턴의 대세론은 한때 휘청거리기도 했다.그러나 지난 3월1일 치러진 '슈퍼 화요일' 경선은 큰 흐름에서 클린턴의 대세를 확정지었다.이후 샌더스가 간헐적으로 반전극을 펴기는 했으나 판세의 흐름을 뒤집기는 역부족이었다.
클린턴이 7월 하순 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되면 미국 사상 최초의 여성대통령이자 첫 부부 대통령 탄생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 힐러리,샌더스 지지층 흡수가 과제=앞으로 클린턴의 전략적 타깃은 샌더스가 아니라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로 향할 것으로보인다.경선이 아닌 본선 주자로서의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의미다.경선에 과도한에너지를 쏟을 경우 정작 본선 대결을 지탱해줄 화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큰 탓이다.
그러나 클린턴으로서는 '집토끼'와 '산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하는 숙제가 있다.샌더스를 열렬히 지지해온 민주당 유권자층을 껴안는게 우선적 과제다.고령의 전통적 지지층과 흑인·히스패닉의 지지를 얻고 있는 클린턴으로서는 샌더스의 지지층인 청년과 백인 진보층을 끌어오는게 중요하다.8년간 민주당 정권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중도층 유권자들을 호소력있게 공략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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