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수 바라보는 새마을 1세대 "다시 한번 잘 살아보세"

한자리 모인 새마을운동 주역들…"박정희 대통령은 새마을 1인자, 이상희 2인자, 안윤식 3인자"

새마을운동의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0일 오후 대구 담수회 3층 강당에서 열린
새마을운동의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0일 오후 대구 담수회 3층 강당에서 열린 '새마을운동의 역사와 세계화 출판 축하연'에서 이상희 전 내무부장관을 비롯 김무연 전 경북도지사, 저자인 안윤식 전 경북도 정무부지사 등이 '새마을운동'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이상희 전 내무부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이상희 전 내무부장관이 축사를 하고 있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10일 오후 5시 대구 중구 담수회관. 역전의 용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바로 1970, 80년대 대한민국 경제 발전과 산업화를 이끌었던 새마을운동의 주역들이다.

이날 담수회관에선 안윤식 전 경상북도 정무부지사가 펴낸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의 동력, 새마을운동의 역사와 세계화' 출판 축하연이 열렸다. 안 전 부지사는 "단순한 축하연이 아니라 우리 세대 새마을운동 주역들이 마지막으로 함께하는 자리"라고 했다.

이날 자리엔 백수를 바라보는 대구경북의 원로들이 총출동했다. 이상희(78) 전 내무부장관, 김무연(89) 전 경북도지사, 이상호(93) 전 대구시 부시장, 박재복(90) 전 청도군수, 신우균(90) 전 안동시장 등 1970년대 새마을운동을 주도적으로 전파했던 각계각층 원로 80여 명이 자리를 빛냈다.

◆새마을운동이란?

이날 원로들은 새마을운동의 의미, 새마을운동이 성공하기까지 대구경북의 역할, 새마을운동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지 등에 대한 뜻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김무연 전 경북도지사는 "새마을운동을 제창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새마을운동의 1인자라면 당시 내무부 행정국장으로 새마을운동을 총괄기획한 이 전 장관은 2인자, 이 전 장관과 함께 20여 년간 새마을운동의 실무 현장을 누볐던 안 전 부지사는 3인자"라고 소개했다.

이상희 전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새마을운동의 발상지는 분명 경북"이라며 "새마을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이야기 하나를 소개하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 전 장관은 새마을운동의 원조로 청도 출신의 '홀어머니' 이야기를 소개했다. 일찍 남편을 여의고, 딸 하나를 홀로 키우던 홀어머니는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곡괭이 하나로 자갈밭을 개간했다. 딸아이를 업고 곡괭이로 돌을 캐는 과정에서 불똥에 놀라 자지러지기를 수차례, 자그마치 석 달을 밤낮으로 매달려 개간에 성공했다. 나중에 자갈밭 일화를 전해 들은 마을 사람들은 모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 전 장관은 "이것이 새마을이다. 새마을을 상징하는 이야기"라며 "요즈음 젊은이들은 우리나라가 원래부터 이만큼 잘살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먹을 것이 없어 초근목피로 생계를 이어온 우리 선조들이 얼마나 가난하게 살아왔는지 역사를 되돌아보고, 미래 발전의 거울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무연 전 도지사도 "새마을운동 당시 우리나라 GNP는 세계 120개국 중 꼴찌에서 4번째였다. 약 90달러로 북한(120달러)보다 가난했다"며 "하지만 현재는 어떤가. 새마을운동으로 3만달러를 바라보는 자랑스러운 나라가 됐다"고 회고했다. 차를 타고 농촌 주변을 달려보면 감격스럽고, 눈물이 나고, 고마워진다고 했다.

김 전 도시자는 "여기에 계신 여러분들과 우리 국민들이 신명을 다 바쳐 일한 새마을운동은 국가발전운동이었다. 우리가 이렇게 잘살게 된 동기, 눈물과 피땀 어린 기록이 새마을운동에 녹아 있다"며 "좌우 이념으로 갈등하고 있는 오늘의 젊은 세대들이 새마을운동을 돌아보며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했다.

◆새마을운동의 의미와 미래는?

이날 참석자들은 "새마을운동은 곧 실천"이라고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새마을운동은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 힘이라는 성공사례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참석자들은 "농촌에서 시작한 새마을운동은 도시, 직장, 공장, 학교로 확산됐고, 모든 기관과 단체가 참여했다"며 "이 불길은 해외로까지 번져 수많은 대한민국의 아들딸들이 이역만리 남의 나라에서 지하탄광, 병원, 사막 건설현장, 정글의 전쟁터, 망망대해를 가리지 않고, 한번 잘 살아보겠다고 피와 땀과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선 새마을운동의 미래로 새마을세계화 사업이 관심을 끌었다. 경북도는 2010년부터 아시아, 아프리카 마을에 새마을을 전파해 개도국의 빈곤을 퇴치하는 희망의 빛 운동을 펴고 있는 중이다.

김관용 도지사는 안 전 부지사가 펴낸 '새마을운동의 역사와 세계화' 인터뷰에서 "1970년대 한국은 새마을지도자를 비롯한 무수한 영웅이 탄생한 소영웅의 시대였다. 한국인의 DNA가 우수하고 국민적 의지가 강하며 협동심이 왕성해 이룩한 성과였다"며 "한국의 새마을운동을 개도국 빈곤 퇴치운동 모델로 정형화하면 시대가 바뀌고 정권이 바뀌어도 새마을운동은 영속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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