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생 아이디어로 빛나는 태양광 가로등

대학생문화연구소 '반디' 활약, 동구청 안전마을 가꾸기 기여

대학생문화연구소 반디 회원들의 모습. 왼쪽부터 박성진(21) 운영팀장, 최효린(24) 수석기획팀장, 정대현(29) 사무국장, 김인호(28) 대표. 반디 제공
대학생문화연구소 반디 회원들의 모습. 왼쪽부터 박성진(21) 운영팀장, 최효린(24) 수석기획팀장, 정대현(29) 사무국장, 김인호(28) 대표. 반디 제공

지난해 대구 동구 신암동의 오래된 골목길 곳곳에는 태양광 유기발광다이오드(LED) 가로등이 설치됐다. 동구청과 지역 봉사센터 그리고 청년 단체가 협력해 진행한 '반딧불 1004 프로젝트' 덕분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5~12월 1천여만원의 예산으로 가로등을 설치해 홀몸노인이나 빈곤층이 사는 어두침침한 골목길을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해 말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 주관한 '2015 전국기초단체장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프로젝트 성공의 배경에는 대학생문화연구소 '반디'(Ban:D)의 노력이 있었다. 반디는 2012년 경북대와 계명대 등 지역 대학생 6명이 모여 만든 청년 단체다. 이들은 청년과 지역사회가 함께할 수 있는 축제나 행사 등을 기획한다.

김인호(28'경북대 기계공학과) 대표는 "2014년 가을 동구청과 동구자원봉사센터에서 안전한 마을을 만들 아이디어가 필요하다고 연락이 왔다. 이에 설치와 유지에 저렴한 비용이 드는 태양광 LED 가로등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김 대표를 비롯, 봉사를 위해 모인 대학생들은 가로등 설치'보수차 마을을 방문할 때면 마을 노인들에게 책을 읽어주거나 함께 밥을 먹었다. 김 대표는 "지역 청년과 어르신들의 거리가 좁아지는 걸 보며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제는 5년 차 청년 단체가 됐지만 처음 시작할 때는 어려움도 많았다. 대학생 단체는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시선 때문이었다. 김 대표는 "2013년 4월 제1회 치맥페스티벌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주최사 사무실을 찾아갔다.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자 '너희들이 뭔데 그런 요구를 하느냐'는 시선으로 보더라. 계획서를 서너 차례 수정하며 사무실을 찾아가 설득한 끝에 축제 기획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올해 반디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선정돼 '청년 마을 활동가'를 양성하는 사업을 펼친다. 지난해 16명을 배출했고 올해는 11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 활동하는 마을 활동가는 40, 50대인 경우가 많은데 마을이 건강해지려면 다양한 연령층의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면서 "양성 사업을 통해 마을과 골목에 알맞은 스토리를 발굴할 청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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