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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창] 5차 핵실험 임박했나?

동국대(학사
동국대(학사'석사'박사) 졸업. 현 한국국제정치학회 북한통일분과위원회 위원장. 현 북한연구학회 이사. 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정책위원

"한미군사훈련 중단하면 핵실험 중단"

北 리수용 외무상 대화 제스처 주목

김정은 5차 핵실험 여부 놓고 고민

北 핵 고도화 중단에 초점 모아져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7차 노동당 대회에서 북한의 핵 보유를 전제로 세계 비핵화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조건은 있지만 비핵화에 대해 언급했다는 점에서 눈길이 쏠린다. '북한이 핵무기 보유국으로 존재하면서 비핵화를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것은 북한에 대해 그동안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와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것들을 피하는 차원에서의 언급으로 보인다. 중국도 동참한 국제사회의 전방위적인 대북 제재 속에 쏟아지고 있는 소나기는 피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개발 5개년 전략'을 내놓은 가운데 국제사회와의 각을 세우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측면은 지금 북한 입장에서 상당한 수준으로 핵무기 고도화를 달성하고 있는 가운데, 이제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명확하게 인정받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은 또 북한의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것은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것을 국제사회에 확인시키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비핵화에 있다면, 세계 비핵화를 위해 새로운 제안을 내놔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언급은 전혀 없다. 결국 김 위원장 발언의 무게 중심은 세계 비핵화보다는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7차 당 대회에 대한 외부의 한줄기 따스한 시선은 당장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번 당 대회 전후, 5차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상당수 언론 보도는 결국 오보였다. 김 위원장 자신이 세계 비핵화에 대한 입장을 직접 육성으로 천명한 이상 곧바로 5차 핵실험을 하는 것은 큰 부담이다. 비핵화에 대한 자신의 발언을 뒤집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의 5차 핵실험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한반도에서 당장 군사적 긴장 고조 사태는 한숨 돌리게 되었다.

그렇다고 5차 핵실험이 가시권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김 위원장은 미국 대선 국면에서 최대한 핵의 무기화 완성도를 높이려 하고 있다. 2017년 상반기 미국의 새 행정부 구축이 마무리될 때까지 미국이 적극적으로 북핵 문제에 매달리기 어려운 상황을 활용하여 다차원적으로 고도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다.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등의 실험은 핵무기 투발 수단의 다양화를 목표로 하는 군사 시위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미국의 정치 일정을 염두에 두면서 완전한 핵 능력을 확보한 후 차기 미 행정부와 협상하겠다는 차원의 전략으로 이해할 수 있다.

최근 리수용 외무상의 뉴욕 방문 중 '한미군사훈련 중단 시 핵실험 중단 용의' 등의 대화 제스처와 추가 핵실험 시 중국의 반발 등 광범위하고 심각한 후폭풍, 내부 경제의 어려움 가중 등등 상황을 감내할 만큼 핵실험이 절박한가도 5차 핵실험 여부에 판단 소재가 될 것이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지속되고 대화의 모멘텀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올해 안에 5차 핵실험 가능성은 있다. 김 위원장은 여러 변수들을 놓고 5차 핵실험 여부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한미중 3국은 북핵 고도화 중단 이후 비핵화의 길 찾기에 나서야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북핵 동결에, 중장기적으로 북핵 비핵화를 목표로 두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당장 비핵화는 비현실적이다. 너무 추상적이고 북한이 응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우선은 북한의 핵 고도화를 중단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그다음에 완전한 북핵 비핵화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제안하고 있는 비핵화와 평화협정문제 등도 국제사회가 논의할 필요는 있다. 북한 리수용 외무상이 제안한 '한미군사훈련 중단 시 핵실험 중단' 제안 등도 얘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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