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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어린이 사진전 60돌 회고전] <46회> 금상 한석 작 '소원' <2002년>

소원! 간절함을 비옵나이다

매일전국어린이사진전 제46회 금상 한석 작
매일전국어린이사진전 제46회 금상 한석 작 '소원'(2002년)

어린 시절 소원이 뭐냐고 물으면 통일이라고 대답하던 시절이 있었다. 아마도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란 노래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어른이 된 지금 나의 소원은 예쁘고 멋진 여자가 되는 것이다. 이 나이에도 아름다움은 여자의 영원한 로망이다.

내게는 '소원'이란 이름의 너무나 예쁘고 멋진 친구가 있다. 어디 하나 나무랄 데가 없다. 이름이 '소원'이라 그런가? 처음엔 그런 생각을 했다. 얼굴만 예쁜 것이 아니다. 태도도 여유롭고 자신감이 있다. 보통의 가정에서 자란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았던 것 같다.

나는 '베이글녀'라는 말이 베이글 빵처럼 둥글고 매끈한 여자를 가리키는 뜻인 줄로만 알았다. 그것이 '베이비'와 '글래머'의 합성어라는 것은 최근에 와서야 알았다. 그러고 보니 '소원'이야말로 진짜 '베이글녀'다. 얼굴은 어린애 같은데 몸은 너무나 육감적이다.

그녀가 윤기 나는 긴 머리카락을 뒤로 가볍게 넘길 때면, 온몸에서 우아하고 신비스러운 매력이 뿜어 나오는 듯 아찔하다. 살결도 어찌나 곱고 뽀얗던지 만지면 살점이 묻어나올 것 같은 젖빛 피부다. '기럭지'는 또 왜 그렇게나 긴지. 나도 모르게 심술이 하늘을 찌른다.

말을 할 땐 목소리가 어린이 같다. 외국어를 잘하다 보니 간간이 여러 나라 말을 섞어 뜻을 전달하는데, 입매가 너무나 예뻐 그걸 쳐다보느라 무슨 말을 했지 되묻기 일쑤다. 음악이론에 정통해서 시시한 음악가들은 그녀 앞에서 음악 얘기를 꺼내면 바로 죽는다.

최근에는 남을 돕는 일까지 열심인 것을 보니 마음도 천사인가 보다. 친구 사이라 내색은 못하지만, 그녀를 만나는 날은 나도 모르게 질투심이 나서 괴로운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공무원의 딸로 태어나 아이 잘 키우고 그럼 됐지" 하고 스스로 위로하는 것이 고작이다.

내게 알라딘의 램프가 있어서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면 두 가지는 생각을 좀 해봐야겠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소원'이처럼 되는 것이 나의 소원이다. 어쩔래?

◇ 2002년 小史

▷허풍으로 끝난 '김대업 병풍'=김대업이 이회창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을 제기했고, 이를 받아 오마이뉴스가 보도했으며, 민주당은 이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를 집중 공격했다. 그러나 검찰수사 결과 이 의혹은 허위로 밝혀졌다. 각 언론사가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이회창 후보의 지지도는 병역비리 의혹으로 최대 11.8%포인트까지 하락해 대통령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월드컵 첫 4강 진출=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사상 최초로 4강에 진출했다. 2002년 한국의 여름밤은 축제의 날들이었다. 한국은 FIFA가 선정한 최고 인기팀이 됐고, 주장 홍명보는 최우수 선수 3위인 브론즈 볼을 수상했다.

▷태풍 루사 강타, 5조원 피해=2002년 8월 말 한반도에 태풍 루사가 상륙했다. 최대 순간풍속은 초당 39.7m, 중심 최저기압은 970hPa이었으며 강원도 동부에 많은 비를 내리면서 큰 피해를 남겼다. 124명이 사망하고 60명이 실종되었으며 2002년 환산가격기준으로 총 5조1천497억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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