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새론중학교 맞은편. 상가주택이 도로를 따라 늘어서 있었지만 대부분 비어 있었다. 1층 상가 유리창에는 임대를 알리는 종이와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그나마 영업을 하고 있는 식당에도 10여 개 테이블 중 손님은 한 명뿐이었다. 주인은 종업원도 없이 혼자 일하고 있었다. 그는 "어제는 하루 종일 한 팀밖에 안 왔다. 인근 공공기관 직원을 상대로 한 점심 장사가 안 되면 그날은 공치는 것이다"고 말했다.
신서혁신도시 공공기관 입주가 지난해 말 마무리됐지만 주변 상권은 여전히 활성화되지 못한 채 신음하고 있다. 교통이 불편해 유동인구가 적은 데다 주차공간마저 부족한 탓이다.
신서혁신도시에는 11개 기관에 직원 3천여 명이 일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인구는 8천412명으로 계획 인구 2만2천215명의 37.8% 수준에 이르고 있다. 대구시는 아파트 공급이 마무리되는 2019년에는 계획 인구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상권은 좀처럼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상가 1천여 곳 중 실제 영업을 하고 있는 곳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 부동산 중개인은 "상가주택만 600여 곳에 달하는데 문을 연 곳은 10%도 안 될 것"이라면서 "상업지구는 사정이 낫지만 그나마도 절반 이상 비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교통 불편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시내버스는 2개 노선이 운행 중이나 배차 간격이 각각 11분, 15분으로 한 대만 놓쳐도 20분 넘게 기다려야 한다. 또 도시철도 1호선 안심역과 각산역은 가까운 곳이 600m나 떨어져 있다. 한 편의점 주인은 "밤에는 손님이 없어 11시면 문을 닫는다"면서 "주말에는 오가는 사람을 거의 볼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주차공간도 부족하다. 한국감정원 건너편 상가에는 평일 낮 시간에도 도로변을 따라 이중 주차가 일반화돼 있다. 한 부동산 중개인은 "오전 10시만 넘어도 다른 차가 빠질 때까지 기다려야 주차가 가능하다. 임시 주차장은 거리가 멀어 무용지물이다"고 말했다. 또 "계획도시가 주차 공간이 부족하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상인들은 입주 기관과의 상생 방안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한 식당 주인은 "개발 초기엔 공공기관 이전만 완료되면 대박 날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넘쳤는데 현실은 완전 달랐다"면서 "직원들 상당수가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퇴근 후 회식도 각산역 먹자골목으로 간다"고 말했다. 금요일 오후 대절버스를 타고 서울로 퇴근하는 직원도 여전한 상황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아직 계획 인구 달성 전이라 빈 상가가 많다"면서 "상권 활성화를 위해 공영주차장 약 100면을 만들 계획이며 상인 요구 중 가능한 방안은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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