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이슬람 율법이 허용한 '좋은 것') 화장품 시장을 겨냥한 청년 창업 업체가 대구에 등장했다. ㈜바그담(공동대표 배민욱'류호정)은 이달 화장품 브랜드 '디저트 테이블'이라는 천연 식물성, 무알코올 화장품 브랜드를 공개하고서 전 세계 16억 무슬림(이슬람 신도) 공략에 나선다.
'바다를 그릇에 담다'라는 뜻의 '바그담'은 지난 6월 대구 중구 동인동에서 창업했다. 이 업체는 대구한의대학교 내 대학기업이 제조하는 천연 식물성 한방 기초 화장품을 바탕으로 해 할랄 화장품 'Bx5' 시리즈를 정식 출시하고자 막바지 작업 중이다. 슈퍼푸드로 잘 알려진 성분을 첨가했고 대학기업의 검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뛰어난 미백'보습 효과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무슬림이 꺼리는 알코올, 동물성 성분이 없으며 대기업 제품보다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세계 할랄 시장 규모는 올해 4월 기준 1천200조원에 달한다. 증가 추세인 무슬림 인구 역시 2030년 22억 명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지금껏 많은 화장품에는 이슬람 율법에서 꺼리는 성분이 포함돼 무슬림에게는 접근 장벽이 높았다. 할랄 화장품임을 내세운 국내 중소기업 제품도 있었으나 품질 문제 등으로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바그담은 이런 틈새 시장을 적극 공략했다. 음식과 달리 화장품에서는 할랄 성분 기준이 따로 없던 만큼 한국이슬람교중앙회(KMF)의 제안을 받아 성분 기준부터 만들기로 했다. 현재 바그담은 KMF와 말레이시아 할랄인증기관(JAKIM)의 할랄업체 인증을 기다리고 있다.
식품에 집중하던 여느 할랄 업체들과 달리 바그담은 창업 초기부터 '할랄 화장품' 제조와 말레이시아 수출이 목표였다. 대학생 때부터 카페 창업 등의 경험이 있던 배민욱(31) 대표는 과거 한 중공업 기업체에서 일하던 류호정(31) 대표와 만난 것을 계기로 초기 투자금 2억여원을 들여 바그담을 창업했다. 류 대표는 "전 직장에서 말레이시아인 직원의 아내들이 한국 화장품 가운데 이슬람 금기 성분이 없는 제품을 추천해달라는 요청을 자주 했다. 한국 화장품의 인기에 할랄 인증의 안정성을 더하면 충분히 시장성이 있겠다고 생각해 창업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바그담은 이달 서울에서 열리는 '할랄산업엑스포코리아 2016'에서 자사 제품을 검증받을 계획이다. 배 대표는 "앞으로 세계 할랄 박람회에 참여하며 브랜드와 제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겠다. 무슬림이 맘 놓고 쓸 화장품이 많지 않았던 만큼 할랄 화장품의 세계 기준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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