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골프장을 개장한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인 ㈜문경레저타운. 이곳은 국내에서도 알아줄 만큼 말썽 골프장이었다.
역대(2'3'4대) 대표이사 3명 모두 낙하산 인사와 방만 및 부실경영 논란을 빚었으며 감사원과 수사기관으로부터 잇단 비위행위가 적발되는 등 각종 잡음과 구설수가 2013년까지 끊이지 않았다.
이들 3명의 대표이사들은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도중하차했다. 골프장에까지 밀어닥친 정치권 낙하산 인사들의 폐해가 오랫동안 지속됐다.
지역 실정을 잘 모르는데다 경영에 무지한 정치권 인사가 관행적으로 낙하산으로 내려오면서 이 회사는 계획된 2차사업 추진은커녕 6년간 내장객 감소 추세를 보이며 이렇다 할 수익을 창출하지 못했다.
특히 문경레저타운은 문경시가 180억원을 투자했고 시민 2만여 명이 주주인 ㈜문경관광개발(대표 현영대)의 시민주 60억원이 전환사채로 출자된 터여서 경영 정상화를 바라는 시민여론이 간절했었다.
정부는 뒤늦게 지역 민심을 반영해 낙하산 인사를 중지시키고 2013년 11월 전문경영인 공모를 통해 문경이 고향인 이인환(57) 대표이사(임기 3년)를 임명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온 그는 KDB대우증권에 입사해 재무관리부장, 기업금융팀장, 인사노무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17년간 근무했다. 이후 유진투자증권에서도 경영지원본부장으로 3년여간 근무하며 경영 전반을 익혔다. 미국 재무분석사(CFA) 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항공대 경영학 박사이기도 하다.
낙하산 인사가 중지된 지 3년째. 만성적자에 시달리던 문경레저타운의 경영 상태는 호전됐을까?
이 대표이사 취임을 전환점으로 해서 지난해 101억원의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8억원 이상의 영업 흑자를 냈다.
골프장 입장객이 6천 명 늘어나고, 적자의 주된 요인이었던 리조트 가동률도 63%까지 오르면서 올해는 주주 배당이 가능한 흑자기업으로의 재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서울 강남에서 문경레저타운까지 2시간이면 올 수 있지만 심리적 거리가 좀 있죠. 저희는 리조트 숙박료를 낮추고 다양한 1박 2일 프로그램을 내놓자 수도권 고객이 몰렸어요. 그린피를 세분화한 것도 통했죠."
이 대표이사는 "그동안 고질적인 낙하산 이미지를 청산하고 문경레저타운이 수익을 제대로 창출해 지역에 환원하는 향토기업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왔다"며 "그동안 아무도 손대지 않았던 상위직급의 급여를 하향조정하고 조직의 평균 연령대를 낮춰 승진 기회를 마련한 것도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은 것 같다"고 했다.
또 시민주회사 문경관광개발과의 카트공동사업 등을 통해 지역민 59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시민 주주 배당의 재원을 제공하는 역할을 지속해 오고 있다.
지난날의 불명예를 벗어던진 문경레저타운의 정상화는 그동안 낙하산 인사와 방만 경영에 반발, 상경 시위까지 벌여온 문경시민들의 애향심과 열정이 있어 가능했다는 평가다.
이 대표이사는 오는 11월 임기가 끝난다. 새로운 전문경영인 공모가 곧 시작된다. 낙하산 인사가 완전히 사라진 문경레저타운은 이제 전문경영인들이 유감없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기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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