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일으킨 유해 물질이 일부 치약에도 들어간 것으로 확인돼 소비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다 구강 청결제와 샴푸, 보디워시, 식기용 세척제 등 일상에서 흔히 쓰는 각종 제품에도 문제의 CMIT(클로로이소티아졸리논)'MIT(메틸이소티아졸리논) 성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생활용품 전반에 걸쳐 독성 물질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사와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문제가 된 아모레퍼시픽 '메디안' 치약 등 11종에는 CMIT'MIT 혼합물이 들어간 계면활성제가 원료로 쓰였다. 치약에는 금지된 독성 물질이다. 지난 2014년 발암물질로 알려진 파라벤 치약 파동에 이어 또다시 유해 성분이 든 치약 때문에 국민 건강이 큰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치약과 달리 샴푸나 보디워시, 구강청결제 등 씻어내는 화장품이나 의약외품에는 CMIT'MIT 성분을 15┸까지 법으로 허용하고 있다. 이에 대한 유럽의 기준도 우리와 비슷하지만 안전성 문제로 미국'유럽에서는 거의 퇴출 단계에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런 상황을 알면서도 법 규정을 어기고 치약을 제조'판매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파문이 커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6일 해당 제품의 긴급 회수를 명령했다. 하지만 이런 대응은 국민의 불신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번 사태도 외부의 문제 제기에 제조사가 자진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식약처는 유해 성분 함량이 미미해 인체에 해가 없는 수준이라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함량이 많고 적고를 떠나 치약에 금지된 물질이 들어갔다는 점에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메디안' 치약을 사용해온 소비자 14명이 28일 검찰에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과 대표이사를 형사고발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원료 공급사, 식약처장과 담당 공무원도 고발 대상에 포함됐다. 그동안 당국이 왜 이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았는지 답할 차례다. 국민 건강을 지키고 유해 물질로 인한 불안감을 해소하려면 생활제품 전반에 걸쳐 철저한 조사와 엄격히 기준 마련 등 종합대책 수립만이 해법이다. 안이한 독성 물질 관리 감독과 뒷북치기식 일처리로는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같은 참화를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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