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음파일 유출' 파문으로 공화당 유력 인사들의 지지 철회와 사퇴 요구가 빗발치면서 공화당이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트럼프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은 물론 30명의 인사가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거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고 미국 현지의 유력 매체들이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의회전문지 더힐 등에 따르면 2008년 공화당의 대선 후보였던 존 매케인(애리조나) 상원의원은 8일(현지시간)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매케인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여성에 대한 모욕적 발언, 성폭력에 대한 자랑이 폭로되면서 마무리된 트럼프의 이번 주 행동들은 그에 대해 조건부 지지를 계속하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와 부인 신디는)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것은 아니라면서, "힐러리 클린턴에게는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매케인은 트럼프를 겨냥해 "자신의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며 비판했다가, 지지 철회로 강도를 높였다.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공화당 인사는 매케인 의원 외에 켈리 에이욧 상원의원(뉴햄프셔), 롭 포트먼 상원의원(오하이오), 로버트 벤틀리 앨라배마 주지사, 제이슨 샤페츠 하원의원(유타), 게리 허버트 유타주 주지사, 프랭크 로비온도 하원의원(뉴저지), 리사 머코스키 상원의원(알래스카), 톰 루니 하원의원(플로리다) 등 9명이다.
이들 중 다수는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를 대선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펜스 역시 "트럼프의 발언과 행동에 상처받았다. 그의 발언을 용납하거나 방어할 수 없다"며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의 위스콘신 합동 유세에 참석하기로 했던 계획을 취소했다.
트럼프의 후보 사퇴 촉구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
공화당 내 서열 3위인 존 튠(사우스다코타) 상원 상무위원장은 트위터에서 "지금 당장 트럼프는 후보를 사퇴하고 펜스가 우리 당의 후보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마크 커크(일리노이), 제프 플레이크(애리조나), 마크 리(유타), 벤 새스(네브래스카) 상원의원을 비롯해 마이크 코프먼(콜로라도), 조 헥(네바다) 하원의원 등 트럼프의 사퇴를 공식 촉구한 공화당 인사는 현재까지 21명에 이른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직접 후보 사퇴를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여성에 대한 존경심이 눈곱만큼도 없는 발언들에 대해 모든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지만, 트럼프는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날 오후 5시 자신의 거처인 뉴욕 트럼프타워의 1층 로비에 나타나 "그대로 선거전에 남아있을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100%"라고 답했다.
한편 미국 민주, 공화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과 도널드 트럼프 간의 2차 맞짱 TV토론이 9일(현지시간) 밤 미주리 주(州) 세인트루이스의 워싱턴대학에서 열린다. 이번 2차 TV토론은 시간은 90분으로 같지만 1차 때와 달리 사회자는 물론 일반 방청객들까지 자유롭게 질문을 던지는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진행된다. CNN의 유명 앵커 앤더슨 쿠퍼와 ABC 마사 래대츠 기자가 공동으로 진행한다.
지난달 26일 1차 TV토론 판정패로 지지율이 급속히 빠진 상황에서 장기간 납세회피 의혹과 여성에 대한 '음담패설 녹음파일'까지 폭로돼 낙마 위기에 내몰린 트럼프가 이번 2차 토론에서 대반격을 펼쳐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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