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 씨의 국정 농단 의혹과 미르'K스포츠재단 사유화 시도 등과 관련해 특별수사본부를 구성, 강도 높게 수사하기로 했다.
검찰의 특별수사본부 확대는 전날 새누리당이 특검안 수용 방침을 전격 결정함으로써 사상 12번째 특검 도입이 가시화한 지 하루 만에 결정된 것이어서 검찰이 눈치를 보다 외부 상황에 떠밀려 뒤늦게 엄정 수사에 착수하는 모양새를 취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김수남 검찰총장은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운영하도록 지시했다. 이 본부장은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사건을 독립적으로 수사하고 검찰총장에게 최종 수사 결과만 보고하기로 했다. 이는 대검을 통해 법무부로 보고되는 수사 내용이 청와대로 다시 보고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이 본부장은 "의혹이 굉장히 증폭돼 있는 만큼 성역 없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실체적 진실 규명에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수사팀도 대폭 확대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검사 한웅재) 소속 검사 4명과 특수수사 부서 검사 3명 등 7명으로 운영되던 기존의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사건 수사팀'에 서울중앙지검 최정예 수사팀인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 검사 전원이 합류했다.
특별본부는 향후 ▷미르'K스포츠 재단의 설립과 모금 과정에 청와대나 최 씨가 개입했는지 ▷최 씨가 두 재단의 자금을 유용하거나 사유화하려 했는지 ▷최 씨가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와 정부 문서를 받아본 것이 사실인지, 만일 그렇다면 처벌 대상 행위가 되는지 ▷딸 정유라(20) 씨가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을 했는지 등 의혹 전반을 조사할 계획이다.
전날 의혹의 핵심인 최 씨 자택과 두 재단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이날도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급 간부 2명의 사무실과 미르'K스포츠재단 이사장 사무실 및 자택, 한국관광공사 내 창조경제사업단 관계자 사무실 등 7곳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나섰다. 다만 청와대 문서 다량 유출 수사와 관련해 수사 대상이 된 청와대는 이날까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최 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40) 씨가 해외에 머무르다 이날 국내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져 검찰은 그의 소재 추적에 나섰다. 검찰은 이성한 미르재단 전 사무총장과 더불어 고 씨를 최 씨 의혹을 밝힐 핵심 인물로 보고 조만간 그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날 수사본부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 씨가 K스포츠재단의 투자 유치에 관여했다고 폭로한 정현식(63) K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정 전 총장은 검찰에서 안 수석, 최 씨와 주고받은 통화 내역과 문자메시지 등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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