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액티브 시니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은퇴 이후에도 나름의 방식으로 여가를 즐기면서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어르신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들의 사회참여 욕구에 부응하고 고령사회에 대비해 생산적인 노인복지를 목표로 하는 기관들도 덩달아 많이 생겼다. 그중 노인복지관은 지역 특성에 맞는 전문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노인 여가활동 지원과 각종 노인문제 예방 및 치료 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다. 대구 시내에만 15곳의 노인복지관이 운영 중이다. 매일신문은 내년 고령사회(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중 14% 이상) 진입을 앞두고 어르신들이 활기찬 인생 2막을 설계할 수 있는 대구 시내 노인복지관을 소개한다.
1995년 6월 9일 개관한 대구시노인종합복지관(대구시 수성구 청수로35길 47)은 지역 사회 어르신들에게 상담, 평생교육, 경로 증진, 보건 진료, 복리후생, 일자리, 조사교육, 지역 협력, 경로당 활성화사업, 노인복지센터 등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는 노인복지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문의 053)766-6011~4.
◆음담패설 아닌 국민교양서
대구시노인종합복지관에는 유명한 강좌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고금소총(古今笑叢) 해설반'은 인기 프로그램이다.
2007년 개설된 이 강좌는 우리에게 '와이담'(Y談)으로 잘 알려진 '고금소총'을 세상 밖으로 끌어내 책 속에 담긴 우리나라 선조들의 해학과 교훈을 가르치고 있다. 내년이면 10년을 맞는 장수 프로그램.
원래 논어 강좌로 계획돼 있었지만 지도교수로 초빙된 오상태 전 대구대 교수에 의해 고금소총반으로 바뀌었다. 오 전 교수는 "고금소총을 단순히 음담패설로만 취급해서는 안 된다. 우리 선조 한 분 한 분이 엮은 국민교양서"라면서 "그동안 시중에는 고금소총 800여 개의 이야기 중 음담패설 작품 200~300개만 소개됐다. 그래서 대부분 우리 조상들의 숨결이 깃든 이야기를 알려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매주 화요일 열리는 이 강좌에는 40~50여 명의 학생들의 수업 열기가 대단하다. 손옥자(75) 씨는 "생활 속의 유머라 배우기가 쉽고, 일단 재미가 있어 너무 좋다"며 "한자 공부도 하고, 와이담을 재미있게 풀어 해설하는 것이 이 강좌의 맛"이라고 자랑했다.
이 강좌에는 고금소총뿐 아니라 골계전, 어우야담, 촌담해이, 파수록 등의 문집들도 소개하고 있다. 2학기제로 운영되는 '고금소총 해설반'은 매년 1월과 7월에 신규 수강생을 모집한다.
◆서예 명인들, 여기 다 모였네
대구시노인종합복지관이 자랑하는 프로그램은 서예반이다. '월'수'금반'과 '화'목'토반' 두 개 반으로 운영되는 서예반에는 수강생만 150여 명으로 최대를 자랑한다. 수강생들은 자신의 서예 솜씨를 뽐내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가훈쓰기 봉사, 서예 교습 등 다양한 활동으로 재능기부에 나서고 있는 것.
수강생들의 실력도 막강하다. 대한민국서예대전, 대구서예대전, 대한민국아카데미미술협회, 전국서화예술인협회 등 다양한 대회에서 매년 5명 이상의 초대작가가 배출되고 있다.
◆가족'세대를 묶어줘요
핵가족화로 인한 세대 단절, 고령화로 인한 세대 갈등이 현대의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대구시노인종합복지관은 다양한 '가족 간, 세대 간 통합 프로그램'을 마련해 노인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올해 처음 시행한 노인과 손주가 일대일 멘토-멘티로 묶어 서로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로 소통을 꿈꾸다'는 참여 노인과 초등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손자녀를 돌보는 조부모의 '황혼 육아'를 돕기 위해 만든 '시니어맘서포트교실'은 대구시노인종합복지관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특화프로그램. 이외에 가족과의 대화와 소통이 단절된 어르신을 대상으로 올바른 가족관계 복원을 목표로 한 '위대한 패밀리' 프로그램과 대구 시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18년째 꾸준히 시행되고 있는 '효글짓기대회'도 대구시노인종합복지관이 내세우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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