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주축의 새누리당과 비박계가 이끄는 '개혁보수신당'(가칭)이 보수 주도권 잡기 경쟁에 들어갔다.
비박계가 개혁 보수라는 기치를 내걸고 김용태 무소속 의원 등 선도 탈당파와 손을 잡고 세를 키우자, 새누리당은 개혁 성향 인사인 인명진 목사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하며 맞서고 있다.
특히 정우택 원내대표가 크리스마스 직전 '인명진 카드'를 던진 것을 두고 비박계가 오는 27일 집단 탈당계 제출을 예고한 만큼 당내 개혁과 탈당 사이에서 고민하는 의원들의 마음을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 원내대표가 인 비대위원장 카드를 공개한 것은 23일 오전 10시 30분이었다. 앞서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비대위원장 선임과 관련, "지체할 시간이 없다"며 "저는 최후의 순간까지 이탈(탈당)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힌 지 1시간 만에 이뤄진 결정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 선임 이유로 "과거 당 윤리강령 강화로 보수 정당의 두 가지 축인 책임 정치와 도덕성을 재정립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맡았다"는 점과 인 목사의 "강한 소신과 올곧은 이념"을 들었다.
같은 날 비박계는 신당 로드맵을 내놨다. 공식 창당 전까지 '개혁보수신당'으로 당명을 정했고, 다음 달 20일쯤 신당을 창당하기로 했다. 또 김용태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선도 탈당파도 신당 창당에 합류해 힘을 보태기로 했다.
보수 내에서도 개혁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 목사를 택한 것은 새누리당이 강성 친박계와 거리를 두면서 동시에 '당내 개혁'에 방점을 찍으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인 목사는 비박계가 탈당을 결의하기 전부터 비대위원장으로 꾸준히 거론된 인물이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 시절인 2006년 중앙윤리위원장을 맡았고, 윤리위원장 시절 성추문이나 논란이 되는 발언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또 '친박당'이 아닌 개혁성을 부각시켜 오는 27일 비박계가 이끄는 집단 탈당 러시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선도 탈당 의사를 밝힌 이들만 33명에 달하고, 초선 의원 46명 가운데 4명이 탈당 의사를 밝힌 상황에서 원내지도부가 당 개혁 의지를 보여주며 초'재선 의원의 추가 탈당을 막겠다는 것이다.
탈당에 소극적인 의원들은 비대위원장이 실권을 갖고 개혁 드라이브를 건다는 전제하에 '인명진 카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대구경북의 한 의원은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시절 강단있게 행동한 전례가 있는 분이어서 비교적 괜찮은 대안이다. 원내 지도부와 개혁 밑그림을 잘 그려간다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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