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8일 "'유엔 역대급 최악의 사무총장'이란 꼬리표는 유대인의 입김이 센 서구 언론의 복수"라고 일침을 가해 눈길을 모았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후 대구 서구 내당동의 한 음식점에서 대구 청년 30여 명과 가진 삼겹살 토크에서 미국과 영국 등 다수 언론이 '실패한 리더' '역대급 최악' '유엔의 투명인간' 등 원색적으로 자신을 비난한 데 대해 "유엔 사무총장 시절 이스라엘 문제 등에 대해 이스라엘 편을 들지 않고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자,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한 서구 언론이 악의적 기사를 쏟아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카터 전 대통령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문제 등을 친이스라엘 정책이 아닌 원칙대로 밀어붙이다 지지율이 하루아침에 곤두박질친 적이 있다. 미국 정치권마저 금융과 경제를 움켜쥐고 있는 유대 자본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귀띔했다.
그는 최근 불거진 '퇴주잔' '꽃동네 방문' 논란에 대해서도 "언론은 악의적인 경우가 많다. 사사건건 사소한 것을 비판하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 아니다"고 언론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다.
위안부 문제 등 민감한 부분에선 언론을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간담회를 마치고 자리를 뜨면서 "이 사람(기자)들이 와서 그것(위안부 논란)만 물어보니까 내가 마치 역사의 무슨 잘못을 한 것처럼 됐다. (기자들이) 아주 나쁜 놈들이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 재직 시절인 2016년 박근혜 대통령과의 신년 전화통화에서 위안부 합의에 대해 "올바른 용단이다. 역사가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1시간가량 진행된 간담회 동안 반 전 총장은 내내 소탈한 면모를 과시했다. 삼겹살을 먹으면서 콜라 두 잔을 들이켰고, 국수 한 그릇까지 모두 비웠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이 되고서는 삼겹살을 먹어 본 기억이 없다. 삼겹살은 10년 만"이라고 했다. 저출산 문제를 묻는 딱딱한 질문에도 "나이 들면 당연히 결혼해야 한다. 누구나 가정을 갖고 아이를 키우고 싶은 게 본능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도 아이를 키워보니 얼마나 재밌던지…"라며 웃었다.
반 전 사무총장은 "난 나이는 들었지만 언제나 청춘이다. 나이는 많아도 마음은 젊다"며 "청년은 미래의 주역이자 오늘의 주인공"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엔 탄핵 정국을 의식한 둣 뼈 있는 한마디를 남겼다. "민중은 탄압하면 언제라도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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