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아동성범죄에 관한 한 '관용은 없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단호한 처벌이 잇따르고 있다.
범죄가 수십 년 전에 이뤄지고 가해자들이 70대 안팎, 혹은 80세가 넘는 고령이라 하더라도 법원의 추상같은 판결이 이어지고 있다.
시드니 지방법원은 27일 교사로 재직하거나 수영강사로 활동하면서 성폭행과 성추행을 일삼은 전직교사 닐 푸처(69)에게 징역 18년 4개월형을 선고했다고 호주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푸처는 최소 11년이 지나야 가석방될 수 있다.
푸처는 1974년부터 1981년 사이 명문 사립학교인 트리니티 그래머 스쿨 등 여러 학교를 거치면서 11~15살 아이 6명에게 위협과 함께 성폭력을 한 혐의다.
피해자 한 명은 피해 상황을 되짚으며 "지옥의 한 장면 같았다"고 설명했으나, 푸처는 "(피해자들이) 좋게 느꼈다면 잘못된 것은 없다"라고 말하는 등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제니 거덤 판사는 푸처가 약한 사람을 이용하는 약탈자였고 범행을 오래 지속했지만, 여전히 후회나 반성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피해자들의 신고가 용기 있는 행동이었다며 높이 평가했다.
판결이 나오자 피해자 일부는 "감옥에서 죽기를 바란다"고 소리쳤다.
피해자인 롭 앤더슨(53)은 1990년과 1997년 피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으나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그가 2014년 활동을 시작한 아동 성 학대 특별조사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하고 피해자들이 추가로 나타난 뒤에야 푸처는 기소됐다.
호주에서는 아동 성범죄자에 관해 수십 년이 지나서라도 단죄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약 50년 전부터 총 21명의 소년을 상대로 성폭행 등 성범죄를 일삼은 84살 남성에게 사실상 종신형과 마찬가지인 징역 21년형이 선고됐다.
또 지난해 6월에는 75세와 78세 남성이 약 50년 전 소녀 대상 직업학교에서 성폭력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밖에 호주 항소법원은 지난해 2월 기업인 출신 59살 아동 성범죄자에 대해 18년 형을 선고하며 최소 13년 6개월간 가석방이 없도록 해 형량을 1심보다 배로 높였다. 하급심의 판결이 '법 집행에 대한 모독'일 정도로 관대했다는 이유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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