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충격적인 대구염색산단의 유해 화학물질 배출량

대구염색산업단지(이하 염색산단)의 악취 문제는 어제오늘의 지적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염색산단에서 얼마나 많은 악취 유발 유해물질이 배출되는지에 관해 주목할 만한 실태조사 결과가 최근 발표됐다. 조사 결과는 사뭇 충격적이다.

대구시는 대구녹색환경지원센터에 의뢰해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염산산단 내 섬유염색제조업체 17곳에서 악취물질 배출량 실태 조사를 벌였다. 지금까지 통상적으로 실시해왔던 산업단지 부지경계선상 조사가 아니라, 업체의 대기오염방지시설 배출구와 공장 내부에서 벌인 측정 조사였다.

그 결과 17개 업체에서 배출된 휘발성 유기용제류는 하루 평균 1천754㎏이나 됐다. 휘발성 유기용제류에 포함된 톨루엔 등은 새집증후군의 주범으로 알려진 물질로 수면 장애, 호흡기 질환 등을 유발한다. 알데하이드류도 하루 평균 23.5㎏ 배출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휘발성 유기용제류보다 양은 적지만 이 물질이 유발하는 악취가 다른 물질보다 훨씬 심하다는 점에서 가볍게 여길 수 없다. 또한 17개 업체가 배출하는 악취를 '악취유발지수'로 수치화해봤더니 평균값 949가 나왔다. 17개 업체의 굴뚝에서 나온 악취의 평균 농도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최소 농도의 949배라는 이야기이다. 한 업체에서는 이 수치가 2천819나 됐다.

염색산단에는 125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곳에서 매일 수십t씩의 악취 유발 및 유해 화학물질이 나와 대구 상공 대기를 오염시키고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인근 주민들의 고통은 클 수밖에 없다. 인근 4개 지점에서는 모두 13종류의 악취 유발물질이 검출됐다. 일대 주민들의 호흡기 질환 유병률이 대구시 평균보다 매우 높은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과다.

대구시와 서구청은 감시'감독을 강화하고 입주 업체와 협약을 체결하는 등 나름대로 개선 방안을 펴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내고 있다. 깨끗한 공기를 마실 권리는 생존권에 속한다. 미봉책만으로는 염색산단 악취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당국은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가용 자원을 모두 투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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