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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每日 지상 갤러리] 석재 서병오전 ④ 입마작(立馬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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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에 얽매이지 않은 획들, 물 흐르듯 써내려간 느낌

乙丑冬十月, 偶作晉陽行(을축동십월, 우작진양행) 不惟江山, 人物盡文明(불유여강산, 인물진문명) 時有狂士, 何隱爲道名(시유광견사, 하은위도명) 放浪宇宙間, 鬱鬱不得情(방랑우주간, 울울불득정) 與我一相見, 許心傾(여아일상견, 견권허심경) 傾蓋如故人, 鄒陽有重輕(경개여고인, 추양유중경) 臨行展一幅, 隨意詩胡成(임행전일폭, 수의시호성) 走筆難盡記, 相抱一字誠(주필난진기, 상포일자성)

"을축년 겨울 10월에 우연히 진양(晉陽)으로 내려갔는데, 강산이 좋을 뿐 아니라 인물들도 모두 문명인이었네. 이때 강개한 선비 있었으니, 하은(何隱)은 도학으로 이름이 드러났네. 온 세상을 떠돌아 다녔지만, 울적한 마음을 펼치지 못하였네. 나와 한 번 대면하고서는, 정이 깊어져 마음을 허락하였네. 잠깐 만났어도 오랜 친구 같으니, 추양(鄒陽)처럼 중히 여김이 있었네. 진주를 떠날 무렵 종이 한 폭을 펴니, 뜻대로 시를 어찌 이루겠는가. 내달리듯 붓으로 모두 쓰기 어려워, 서로 껴안으며 성(誠)자 한 자 써네."

-을축년 시월에 석재가 하은 군을 위해 말을 세우고 짓다

이 작품은 을축년인 1925년에 지었으며, 제목은 입마작(立馬作)으로 불린다. 진주의 부호인 박재표가 주관하여 열린 한시 모임의 입상 순위를 정하는 시관으로 갔다가 돌아 올 때 하은(何隱)이란 사람이 글씨를 청하기에, 말을 세우고 '정성 성'(誠) 자를 쓰고 지은 시이다. 작품의 글씨체는 행서 작품이다. 획과 획은 틀에 얽매이지 않고 물이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써내려간 느낌이 든다. 진주에서 있었던 사연을 오언고시 형식으로 적었기에 작품의 크기도 매우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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