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만물을 얼어붙게 만들던 겨울이 녹고, 생기 넘치는 봄기운이 움트고 있다. 남쪽에서 실려 온 따뜻한 바람은 산과 들을 푸르른 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겨우내 땅속에서 잠자던 나물이 얼어붙은 땅을 이겨내고 싹을 틔우고 있다.
1급 호텔 셰프였던 오호환 씨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곳에 터를 잡은 지 8년이나 됐다. 전기가 없던 때 촛불 하나로 지내던 생활이 좋아 아직도 촛불 하나에 의지해 산다. 그러나 그는 손수 만든 구들장 침대와 집에서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전용 고로쇠 수액 정수기까지 갖추고 산다. 조용한 산골의 아침을 새소리로 시작하고 둘러싸인 팔공산은 본인의 청정 시장이란다. 그는 오늘도 바구니를 들고 산으로 장 보러 간다. 지천에 깔린 부지깽이, 엉겅퀴, 냉이부터 이름 모를 야생 나물까지 손길 닿는 것들이 모두 소중한 밥상 재료이다. 오 씨가 산에게 받은 선물로 봄 소식 가득한 밥상을 차려낸다.
산골 엄마 7년 차인 이영주 씨는 텃밭을 가꾸기 시작하면서 포클레인 운전도 척척 해낸다. 그 덕에 집에는 그녀만의 미꾸라지 양식장과 연못도 자리 잡고 있다. 이곳에서 제일 먼저 난다는 봄나물, 냉이를 가지고 두 아들과 함께 먹고 싶었던 냉이 밥상을 차린다. EBS1 TV 한국기행 '나물 전쟁-3부. 산중혼밥' 편은 29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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