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47.8%로 '안희정 텃밭' 충청서 승리

민주당 순회 경선…과반 못 넘어 대세론 굳히기 역부족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충청권 경선 결과는 이른바 '빅3'로 불리는 후보들의 요구를 모두 충족시켜 주지 못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대세론'을 고착시키지 못했고, 안희정 충남지사는 텃밭에서 승리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재명 성남시장도 2위 탈환에 실패하면서 씁쓸해하는 분위기다.

2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충청 순회 경선에서 문 전 대표는 유효투표수 대비 47.8%를 득표, 2위를 차지한 안희정 충남지사(36.7%)와 11.1%포인트 차이로 1위를 기록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5.3%를 득표하는데 그쳤다.

득표 수로 살펴보면 문 전 대표는 이날 6만645표를 얻은 데 반해, 안 지사는 4만6천556표를 얻어 1만5천여 표 차이로 문 전 대표를 따라잡지 못했다. 이 시장은 1만9천402표로 2만 표를 넘지 못했다.

호남과 충청을 합친 누계 기준으로 문 전 대표는 55.9%로 과반을 기록했다. 안 지사는 25.8%, 이 시장은 18.0%를 각각 차지했다.

충청에서 47.8% 득표율로 과반을 넘기지 못한 문 전 대표는 누적 집계에서도 60%대에서 5%포인트가량 떨어진 50%대로 진입했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 안 지사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오는 대구경북과 전체 선거인단 가운데 과반수(100만여 명 이상)가 몰려 있고 이 시장의 주무대인 수도권에서 떨어지는 누적 득표율을 끌어올려야 할 숙제를 안게 됐다.

안 지사도 텃밭인 충청에서 1위를 차지하지 못함에 따라 남은 경선 일정에서 선두 탈환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는 텃밭에서조차 '문재인 대세론'에 밀린 것으로 나오자 당황해 하는 분위기다.

이 시장도 2위인 안 지사와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확인된 충청 경선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호남에서 19%를 넘긴 이 시장이지만 이날 개표 결과 득표율이 15%대로 떨어져 안 지사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부담을 갖게 됐다. 자신이 강점 지역인 수도권 경선까지 의미 있는 득표율을 기록하지 못할 경우 이 시장 지지자들도 사표 방지를 위해 '대세론'에 휩쓸려 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