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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사회 초년생들에게 바치는 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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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인 수성아트피아에서 예술아카데미팀이 하는 일은 문화예술강좌를 기획, 운영하는 것이다. 80여 개의 강좌가 쉴 새 없이 돌아가며, 연간이용인원이 4만여 명에 이른다.

직원들의 숫자는 5명. 오늘 이야기는 그중 막내인 K에 대한 것이다.

20대 중반인 K는 지방 국립대 음대를 졸업하고 몇 개의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요즘 대부분의 취준생들이 그렇듯 우수한 성적과 높은 토익성적은 기본. K의 주요 업무는 수강회원 서비스이다. 강좌 상담을 하고 전화를 받고 강의실을 세팅하며, 복사를 한다.

몇 달을 지켜본 그녀의 근무 점수는 100점 만점에 110점. 업무 숙지 능력이 뛰어나고 새로운 업무에 대한 센스가 남다르다. 더불어 활짝 웃는 얼굴과 또록또록 빛나는 눈동자는 옆 사람에게까지 웃음과 활력을 전파한다.

더 나아가 오래된 회원의 조언에서 얻은 새로운 강좌에 대한 아이디어를 이야기해주고, 접수 방법이 불편하다는 민원 전화에서 많은 사람에게 더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는 방법을 함께 고민한다. 또한, 수강회원에게 새로 개설한 강좌를 소개하기도 하고, 홍보 전단을 자주 가는 병원이나 카페 등지에 슬쩍 놓아두는 등의 시키지 않은 영업도 한다.

그러다 보니 벌써 알아보고 챙겨주는 회원이 생겼다. 복도에서 서로 보며 싱긋 웃는 웃음이 좋고 '아가씨만 먹어라'며 여행지에서 챙겨온 초콜릿을 찔러 넣어주는 상황을 목격하니 절로 웃음이 난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직원'에 대한 회원들의 칭찬은 선배인 나의 어깨를 으쓱하게 하며 비정규직인 그녀의 진로에 대해 함께 고민하게 된다.

청년 실업 100만의 시대. 건물주는 창조주보다 위대하며, '흙수저'로 '헬조선'을 살아가려니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도, 억지스러운 요구를 참아야 할 상황도 생긴다. 하지만 당장에 누구도 해결해줄 수 없는 사회 시스템에 대한 많은 할 말은 잠시 접어두자.

부탁건대 만족스럽지 않은 직장이나마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만큼 사회 초년생들은 자신의 일과 직장에 자부심과 열정을 가져주길 바란다. 작고 낮아 보이지만 그 모든 사소함들이 모여 그 사람의 직업이, 인생이 된다. 어떤 일을 하든 자신의 일을 진지하게 여기지 않는 열의 없는 태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몸에 습관처럼 배여 앞으로의 인생을 더욱 고단하게 할 것이다.

더불어 인공지능 로봇이 많은 직업을 사라지게 할 것이라지만 상대에 대한 배려와 숙련된 노하우를 가진 서비스직 종사자에게서 나오는 친밀함과 만족감은 아무리 잘 만들어진 기계라도 대신할 수 없다.

자신의 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이 파는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해 더 많이 알려고 노력하고, 무엇보다 사용자들의 불편함을 해결하고 더 많은 만족감을 주고 있는 방안을 고민할 수 있는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마인드를 가져주길 바란다.

긴 안목에서의 평생 직업은 결국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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