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때 옷차림 고민 공짜로 해결하세요

면접 정장 빌려주는 '희망옷장' 오늘 오픈

희망옷장에서는 정장뿐만 아니라 넥타이와 구두 그리고 벨트까지 정장 일체를 빌릴 수 있다. 남성정장은 검은색과 네이비색, 여성정장은 검은색 단색이 있다.

대구에 6개월 이상 주민등록

만 18~35세 청년 구직자

年 2회, 3박 4일간 대여

취업 준비생들은 서류전형이 통과되면, 면접을 준비하면서 가장 부담이 되는 점이 면접 정장이다. 아직 사회 경험이 부족해 어떤 스타일이 어울릴지도 모르고 몇십만원의 정장을 구매하는 게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면접이 바로 취직으로 연결되면 좋겠지만 합격할 때까지 기약 없이 도전해야 하는 청년들에게는 정장은 웬만한 형편이 아니고는 공을 들이기 쉽지 않다. 대구시는 25일부터 취업 준비생들의 고민과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희망옷장'을 연다. '희망옷장'에서는 면접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정장을 무료(세탁비 5천원 별도)로 빌려준다. 대여 품목은 양복 외에도 셔츠, 넥타이, 구두와 벨트까지 정장 일체가 구비돼 있다. '희망옷장'에는 어떤 옷들이 있고 누가, 언제 옷을 빌려 입을 수 있을까?

#남녀 정장 150여벌에 넥타이·구두·벨트…취향대로 선택

#세탁 비용만 5천원 부담, 코디네이터 피팅 친절하게 지도

◆연 2회, 3박 4일간 무료 대여

'희망옷장'은 대구시와 대구경북패션사업협동조합이 청년들이 면접을 위해 지출하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기획된 사업이다. 남녀 정장 150여 벌이 준비돼 있으며 선착순으로 신청자에게 대여한다. 대구시에 6개월 이상 주민등록을 둔 만 18세 이상 35세 이하 청년 구직자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연 2회, 대여일로부터 3박 4일간 면접 정장을 무료로 빌릴 수 있다. 25일부터 온라인(스마트폰 포함)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며 '희망옷장' 사이트(fulldress.daegu.go.kr)나 대구시청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스타일에 맞게 면접복장 코디

'희망옷장'에서 정장을 빌리려면 먼저 온라인으로 신청해야 한다. 접수가 되면 한국패션센터(북구 유통단지로14길 17)를 방문해 옷을 받아볼 수 있다.

'희망옷장'에 들어서자 전문 패션코디네이터가 기자(면접자)를 맞이한다. "얼굴이 까무잡잡하고 덩치가 좋으시니까 넥타이는 단순한 디자인에 폭이 조금 넓은 걸 매세요. 양복은 검은색보다 네이비 색상으로 착용해 보시죠." 잠시 후 패션코디네이터는 넥타이 3가지와 심플한 디자인의 벨트를 가져왔다. 구두는 광택이 들어간 어두운 갈색의 스트레이트 팁 디자인을 추천받았다. 면접 때는 화려한 색상이나 튀는 디자인(예: 태슬이나 로퍼)보다는 적당히 개성을 보여줄 수 있는 윙팁이나 단정한 스트레이트 팁을 많이 신는다. 실제로 기자가 회사생활을 할 때는 네이비 색상의 정장에 스트레이트 팁과 심플한 디자인의 넥타이를 자주 맸다.

정장은 요즘 트렌드에 맞추기 위해 작은 치수의 바지를 입었지만 '정장스러움'이 없다는 코디네이터의 지적을 받고 통이 넓은 바지로 갈아입었다. 오랜만에 정장을 입은 이유도 있지만 면접을 준비할 누군가가 이 옷을 빌려 입을 거라 생각하니 기분이 묘했다. 기자는 대기업에 합격해 근무했던 기운을 끄집어내 착용 중인 정장에 길운(吉運)을 가득 담았다. '이 옷을 입는 면접자들은 모두 원하는 회사에 합격하시길!'

◆다음 면접자를 위해 내 옷처럼 소중히

정장을 입었으니 이제 반납할 차례다. 내 옷이 아니니까 조심스레 입었지만 이미 팔꿈치나 무릎에는 구김이 가 있었다. 정장 대여는 별도 비용이 들지 않지만 다음 사람을 위해 5천원의 관리비용을 내야 한다. 한 번 착용한 정장은 다음 면접자에게 대여하기 전에 세탁과 다림질을 거치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양복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옷이 찢어지거나 심한 얼룩이 생기면 수선비의 20%가 사용자에게 청구된다.

대구시 교육청소년정책관 관계자는 "요즘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인 취업활동에 보탬이 되고자 '희망옷장'이 기획됐기 때문에 더 많은 분들이 이용하고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