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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사용한 지상 수도계량기 갑자기 "매설 않으면 불법" 공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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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원상복구하라"…계량기 이전비도 물어야 할판

포항시가 30년 넘게 사용해 온 지상 수도계량기를 불법이라며, 과태료를 부과하고 매설 비용까지 개인에게 부담시키자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1990년대 지어진 포항 북구 덕산동 한 건물은 30년이 넘도록 매설되지 않은 수도계량기를 사용해 왔다. 1층 화장실 구석에 있는 이 계량기는 여태껏 아무런 문제없이 잘 사용했다. 수도검침원이 다녀가고, 요금도 정상 납부했으며, 겨울철 동파 피해를 입었을 때 계량기 교체도 이뤄졌다.

하지만 건물주 A씨는 이달 초 포항시로부터 한 통의 공문을 받고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지하에 매설돼 계량기 보호통 안에 있어야 할 계량기를 A씨가 무단으로 훼손해 다른 곳으로 옮겼기 때문에 원상 복구를 해야 하니, 비용을 부담하라'는 내용이었다. 게다가 포항시는 원상복구하지 않으면 과태료 20만원을 부과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런 공문은 A씨를 포함해 모두 20명에게 날아갔다.

이들 중에는 실제로 무단 이설'변경한 경우도 있겠지만, A씨는 그동안 계량기에 대해 행정 당국이 어떤 말도 하지 않았기에 불만을 감출 수 없었다. 여기에다 가뜩이나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상 계량기를 다른 곳으로 옮겨 매설하려면 공사비 수백만원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계에 큰 부담이 된다.

이런 정황을 들어 포항시에 이의를 제기한 A씨는 더욱 당혹스러운 설명을 들어야 했다. A씨는 "무조건 지하 매설을 하는 것이 원칙이고, 다른 곳에 설치돼 있으면 무조건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시 관계자의 말을 듣고 어처구니없었다"며 "지금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갑작스레 원상복구하라는 말에는 헛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포항시 주장이 맞다면 지난 30년 동안 행정이 잘못됐던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더욱이 환경부'한국상하수도협회는 상수도 시설 기준에서 '검침이나 교체 지장을 주는 장소에 따라서는 땅속에 설치하지 않고 지상에 설치하는 경우도 필요하다'고 밝혀, '무조건 매설이 아니면 불법'이라는 포항시의 주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A씨의 계량기가 과거에는 실제로 지하에 매설돼 있었는지 여부도 관련 자료를 5년간 보관하다 폐기하는 행정절차 탓에 확인할 수 없다.

포항시 관계자는 "8년마다 돌아오는 상수도 계량기 내구연한 교체시기에 맞춰 지난해부터 검침원들에게 계량기에 이상이 있는 곳을 보고하라고 지시했고, 이 과정에서 A씨의 건물에서 문제가 발견됐다"며 "수도계량기를 매설해야만 준공허가를 내준다. A씨가 무단으로 옮기지 않았다면, 건물을 지을 때 공사업자가 함부로 건드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잘못된 것을 지금이라도 바로잡는 데 의의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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