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소 질병 치료 민간요법, 효과 검증과 확대 보급 필요하다

영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농촌의 흔한 농산물 부산물인 콩깍지 등을 이용해 소 버짐 질환 치료법을 개발해 축산 농가로부터 좋은 반응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축산 농가의 호응은 센터의 축산 담당 공무원이 10년 넘는 세월동안 노력한 결과이다. 게다가 이번 치료법은 민간에 나도는 소문을 듣고 활용한 것이어서 의미를 더하고 있다. 체계적인 연구와 함께 보다 널리 보급할 가치가 있는 까닭이다.

경북은 전국에서도 가장 많은 소(한우)를 기르는 곳이다. 축산 농가는 크고 작은 소 질병으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윤선증(링웜)이라고도 불리는 소 버짐병도 그런 여러 질병의 하나이다. 트리코파이톤이라는 곰팡이가 원인인 이 질병은 피부 온도가 35~37℃에서 발육이 빨라 주로 겨울철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설사처럼 흔한 소 버짐은 사람과 다른 동물에도 감염되고 4~5년의 긴 생존력으로 그냥 둘 수 없는 질환으로 꼽힌다.

다른 소 질병처럼 버짐 질병 역시 화학약품 치료 등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센터의 김영주 팀장(축산기술사)이 개발한 치료법은 콩깍지를 태운 재와 들기름을 섞어 질환 부위에 바르는 간단하면서 전혀 다른 방법이다. 소 버짐 치료에 쓰이는 재료는 농촌 어디에서나 구할 수 있다. 10여 년간 100개 농가 이상에 치료법을 적용한 결과, 지금까지 큰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에서 개발한 콩깍지 활용 치료법은 자연요법과도 같다. 콩깍지와 이를 태운 재, 들기름을 이용한 농산물의 선순환적 활용이다. 들기름의 효능을 활용한 다양한 민간요법에 착안해 소 버짐에도 적용한 셈이다. 김 팀장은 실제로 자신의 치료법을 적용한 결과, 들기름이 곰팡이를 포위해 활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축산 농가에 보급해 성과를 거둔 일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과제는 남았다. 무엇보다 과학적인 방법으로 효과를 검증하는 일이다. 이와 함께 보급 확대 행정이 필요하다. 이는 비용 절감을 통한 축산 농가의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자연요법을 통한 질환 치유는 생산자는 물론 결국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