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호강 하중도 황금빛 보리밭서 즐기는 동화 같은 예식

가까운 친지와 오붓하게 진행, 긴 식사 대기 스트레스도 없어

공공장소를 활용해 검소하게 치르는
공공장소를 활용해 검소하게 치르는 '작은 결혼식' 문화가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14일 오후 대구 북구 노곡동 금호강 하중도 보리밭에서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다. 대구시는 하중도, 어린이회관, 옻골 한옥마을 등 11곳을 작은 결혼식장으로 운영해 예비부부를 지원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14일 오후 금호강 하중도 보리밭 한쪽에서는 동화 같은 장면이 펼쳐졌다. 황금빛으로 넘실거리는 청보리밭 옆에 아름다운 신랑'신부가 서 있고, 100여 명의 하객은 이들의 결혼을 축하했다. 대구시의 2017년 첫 번째 '작은 결혼식' 풍경이다.

예식 시간에 쫓기고 긴 식사 대기 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여느 결혼식과 달리 자연 속에서 여유롭고 느긋한 분위기 의 결혼식이 진행됐다. 하객들은 자연을 배경으로 연방 사진을 찍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김정수(27) 씨는 "강아지까지 함께 왔는데 예식장에 강아지와 온 것은 처음"이라며 "야외결혼식이라 정말 좋은 것 같다"고 했다.

이날의 주인공 신랑'신부의 얼굴에도 행복한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하중도에서 열린 작은 결혼식은 신부 어머니가 사람이 붐비는 결혼식보다 가까운 사람들이 오붓하게 모여 축하하는 자리를 만들자는 제안으로 성사됐다. 신랑 이아원(26) 씨는 "100점 만점에 100점인 결혼식이었다.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결혼식이라 정말 좋았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결혼식 장소"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꽃과 리본으로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진 작은 결혼식장은 대구시가 지원했다. 대구시는 지난해부터 결혼식 허례허식을 없애고 합리적 결혼문화를 정착시키려고 작은 결혼식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구시 하영숙 여성가족정책관은 "20일 두 번째 작은 결혼식이 예정돼 있고, 가을에는 하중도 코스모스 밭을 비롯한 다양한 장소에서 특색 있는 결혼식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작은 결혼식에 뜻은 있지만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 많은 예비부부에게 좋은 선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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