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앞산 빨래터 축제' 20·21일 남구 맛둘레길 일대서 개최

소외계층 접수한 빨래 직접 세탁, 1km 빨랫줄에 소망 메시지 걸어

'2017 대구 앞산 빨래터 축제'를 앞두고 17일 오후 남구청 직원들이 앞산 빨래터 축제 행사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빨랫줄과 집게를 이용해 옷을 널며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이번 축제는 20, 21일 이틀간 열리며 빨래춤추기와 속풀이쇼 '내마음의 때를 씻어봐', 손빨래'물지게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정운철 기자 woon@msnet.co.kr

"대구 앞산 빨래터 축제에서 마음의 때를 씻고 가세요."

대구광역시 남구 문화행사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대구시, 대구 남구청이 후원하는 '제24회 대덕제 대구 앞산 빨래터 축제'가 20, 21일 이틀간 앞산 빨래터 공원과 앞산 맛둘레길 일대에서 열린다.

남구청에 따르면 빨래터 축제는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 축제인 대덕제의 규모를 한층 확대, 발전시킨 것으로 2015년 명칭이 바뀐 이래 시민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행사에는 5만여 명의 시민이 방문, 당초 예상한 3만5천여 명을 크게 웃돌았다.

남구청은 올해 축제를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자발적 축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축제 기간 오후 4시로 예정된 거리 퍼레이드에는 남구 주민 2천여 명이 참여해 앞산 인근 1㎞ 구간을 행진한다.

무색무취한 내용으로 지적받는 일부 지역 축제와 달리 이번 축제는 '빨래'라는 확실한 콘셉트를 갖고 진행된다. 축제가 과거 지하수가 흐르던 앞산 인근에 주민들이 모여 빨래를 하던 것에서 모티브를 얻은 만큼 '빨래 퍼포먼스'가 큰 규모로 열린다. 빨래를 테마로 한 춤과 노래뿐만 아니라 축제에 앞서 모집한 봉사단과 시민들은 이날 마련된 빨래터에 모여 남구 소외 계층으로부터 접수한 빨랫감을 직접 세탁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축제 주제에서 착안한 '내 마음의 때를 씻어봐' 프로그램도 준비, 시민들이 미리 준비된 천에 소망의 메시지를 적어 1㎞에 달하는 축제 구간에 연결된 빨랫줄에 걸 수 있도록 했다.

중'장년층의 향수를 자극할 콘텐츠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이번 축제부터 새롭게 추가된 '추억의 테마거리 체험' 프로그램이다. 1950년대 거리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세트장을 통해 중'장년층에게는 향수를, 어린이 및 젊은이들에게는 새로운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옛날 우체국, 구멍가게, 대폿집 등 다양한 테마로 구성된 세트장은 단순히 그 시대의 분위기만 자아내는 게 아니라 실제로 체험도 할 수 있도록 준비됐다. 우체국에서는 가족, 연인들에게 보내는 추억의 엽서 보내기 체험, 거리 점집에서는 1950년대 판자로 만든 점집을 재연해 실제로 사주와 관상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또 7080 노래에 맞춰 시민들이 직접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고고장과 교련복, 옛날 교복 등을 대여해 주는 추억 의상 대여소가 운영돼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구청 관계자는 "추억의 거리 체험은 올해 처음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많은 시민들이 잠깐이나마 추억에 잠길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남구 관내 상인들과 연계한 프로그램인 만큼 지역 상인들의 활발한 축제 참여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각종 부대행사도 다채롭다. 특히 지난 축제 때 큰 관심을 받은 로봇 마차는 이번 축제에서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전기로 움직이는 곰 인형이 아이들이 탄 마차를 끌고 가는 형태의 로봇 마차는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이 외에도 조항조, 박상철 등 초청가수들의 축하공연을 비롯해 벼룩시장, 천연염색 체험, 다도 시연, 전통혼례 체험 부스 등이 시민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임병헌 남구청장은 "올해로 3년째를 맞은 앞산 빨래터 축제는 그동안의 성과에 더해 시민들의 불편을 보완해 더욱 알찬 프로그램으로 준비했다"며 "예전 빨래터가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도 해왔듯 이번 축제를 통해 시민들이 마음의 때를 씻고 새로운 희망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빨래터 축제가 열리는 20, 21일은 낮 12시부터 밤 12시까지 옛 앞산순환로 일대(앞산 대덕식당 앞~삼성공원아파트 앞) 1㎞ 구간 차량 진입이 통제된다. 시내버스는 해당 기간 동안 우회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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