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달성토성 복원, 대구의 역사성'정체성 문제다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달성토성 복원 사업의 최대 걸림돌이던 달성공원 동물원의 대구대공원 부지 이전이 최근 확정 발표됐다. 그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지지부진했던 달성토성 복원 사업도 큰 전기를 맞게 됐다.

달성토성은 대구의 상징 같은 유적이다. 1천800여 년 전에 조성된 달성토성은 신라, 고려, 조선에 이르기까지 유구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또한 19세기 말 일본군이 대륙 진출을 위한 주둔지로 활용하고 일제가 기념공원으로 만들어 신사(神社)까지 조성하는 등 황국 식민화의 뼈아픈 기억도 갖고 있다. 달성토성은 광복 후 원래 모습을 찾았어야 했는데 1970년에 동물원마저 들어섬으로써, 유서 깊은 '토성'이 아니라 동물원이 낮잠 자는 '공원'으로 시민 뇌리에 각인되기에 이르렀다.

달성토성 복원 여론이 높게 일면서 2010년 복원 사업이 국책 사업으로 지정되는 등 서광이 비치는가 했지만, 지지부진한 동물원 이전이 다시 발목을 잡았다. 복원 사업의 최종 허가권을 쥔 문화재청이 동물원이 있는 한 사업 추진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대구시는 확보된 국비 92억원을 반납하는 촌극이 빚어진 것이다.

이제 동물원 이전 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대구시는 관련 연구 용역을 조만간 발주하는 등 토성 복원 사업을 재추진키로 했다. 용역 결과가 나오는 대로 문화체육관광부의 공모 사업에 재신청한다는 로드맵도 내놨다. 당면한 과제는 대구시가 복원 사업 계획을 아주 치밀하게 잘 만들어 공모에 선정되고 국비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다.

달성토성은 우리나라에서 보존이 가장 잘 된 토성 중 하나로서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으며 대구를 대표하는 명소로 재탄생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그냥 옛 토성을 적당히 흉내 내는 수준으로 돌을 쌓고 겉보기에 번드르르한 목조 건물 몇 동 짓는 정도로 사업을 진행해서는 안 된다. 달성토성 복원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대구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담겠다는 지향점을 분명히 설정해야 한다.

예산과 시간이 더 들더라도 지표 조사 및 철저한 고증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가 된다고 했듯이 역사문화관광 및 교육자원으로서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전문가와 시민들의 아이디어도 광범위하게 수렴해야 한다. 아울러 어지러운 주변 마을 환경을 토성과 잘 어울리게 정비하고 토성 앞을 흘렀던 달서천도 이참에 복원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기관장 망신주기' 논란과 관련해 이학재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응원하며 이 대통령의 언행을 비판했다. ...
정부는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에서 강변여과수와 복류수를 활용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통해 대구 시민의 식수 문제 해결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당...
샤이니의 키가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을 받고 있는 '주사이모'에게 진료를 받았다고 인정하며 현재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기로 결정했다고 SM...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