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녹조 잡으려다 아까운 물만 버리나…4대강 6개 대형 보 상시 개방

물 부족 우려해 적은 양 방류, 제한적 개방에 수질 개선 의문

4대강 16개 보 중 6개 보의 수문이 1일 오후 2시부터 상시 개방됐다.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보 수문이 열려 낙동강 물이 하류로 흐르고 있다. 정부는 조류 저감 등의 변화 상황을 점검한 뒤, 나머지 10개 보에 대해서도 개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4대강 16개 보 중 6개 보의 수문이 1일 오후 2시부터 상시 개방됐다.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보 수문이 열려 낙동강 물이 하류로 흐르고 있다. 정부는 조류 저감 등의 변화 상황을 점검한 뒤, 나머지 10개 보에 대해서도 개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정부가 녹조 등 환경 피해를 줄이기 위해 1일부터 4대강 6개 대형보를 상시 개방했다. 이를 두고 봄 가뭄 피해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수질도, 가뭄도 못 잡는 대응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환경부'국토교통부'농림축산식품부'국민안전처 등 4개 부처는 "6월 1일부터 강정고령보'달성보'합천창녕보'창녕함안보 등 낙동강 4개와 금강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 등 4대강 16개 대형보 중 6개를 상시 개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일 오후 2시부터 낙동강 강정고령보와 달성보 수문을 열고 종전 관리수위인 19.5m와 14m를 1.25m, 0.5m씩 양수 제약 수위까지 낮췄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이런 식이라면 왜 굳이 개방하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물 부족 우려로 적은 양을 방류하면 애초 기대했던 수질 개선 효과도 없고 물만 버리는 셈이라는 지적이다. 정부는 농업용수를 쓰는 시기가 지나면 방류량을 늘릴 방침이다. 그런데 영농기는 10월까지 이어져 녹조 발생 시기와 겹친다. 농업용수 부족 문제가 있을 때마다 수문 개방을 지금처럼 제한한다면 기대했던 수질 개선은 요원하다.

민경석 경북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펄스 방류(보의 물을 일시적으로 조금씩 흘려보내는 것)를 해봐서 알듯이 이 정도로는 녹조 해결에 어림도 없을 것"이라며 "논란이 있지만 보가 홍수 예방, 가뭄 극복 등에 긍정적 효과도 있다. 무턱대고 개방하는 건 수자원 관리를 생각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농업 현장에서도 가뭄과 농번기가 겹친 이때 서둘러 물을 흘려보내는 조치를 한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현재 도내 평균 강수량은 160㎜로 평년(267㎜)의 60% 수준이고, 저수율은 69%로 평년(74%)보다 낮다. 이달 중순까지 모내기가 이어지면 나날이 저수율은 내려간다.

더 큰 문제는 밭작물이다. 기상청은 당분간 비 소식이 없으면 고추, 옥수수 등 밭작물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아직 심지 않은 들깨, 콩 등은 식재시기를 조정할 것을 권고했다.

경상북도와 시'군도 앞으로 열흘을 고비로 보고 지금처럼 비가 내리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면 농작물 피해가 들불처럼 번질지도 모른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가뭄 관련 예산 40억원 중 20억원을 투입해 1일부터 하상굴착, 들샘개발, 간이양수장 설치, 양수 장비 보급에 나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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