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야심찬 '대구 환경 비전' 실천이 중요하다

대구시가 갈수록 나빠지는 대기와 수질 등 공해 문제를 적극 해결해 시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일 열린 제22회 환경의 날 기념식에서 권영진 시장은 대구의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내용의 '환경 비전'을 발표하고 사람과 자연, 산업이 공존하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새 환경 비전은 시민의 건강과 생활을 위협하는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수질, 악취 등 각종 공해에 무제한적으로 대응하는 야심찬 계획이다. 우선 2020년까지 1조349억원의 예산을 들여 미세먼지를 2016년 대비 30% 줄이기로 했다. 당초 20% 감축이 목표였으나 시민이 미세먼지 공포에서 벗어나 안심하고 숨 쉴 수 있는 깨끗한 대기 환경을 앞당기기 위해 목표 수준을 더 높였다. 또한 온실가스나 악취 등 대기오염 문제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021년까지 대구 전역에 1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계획도 눈에 띈다. 7천757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다. 많은 나무와 풍부한 녹지 공간은 도시 환경개선에 큰 효과를 가져오고 시민 삶의 질도 그에 비례한다는 게 시의 판단이다. 1996년부터 '푸른 대구 가꾸기' 사업을 통해 모두 3천465만 그루의 나무를 심은 경험과 성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2025년까지 신천 수질을 1급수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빼놓을 수 없다.

문제는 재원 마련이다. 아무리 좋은 비전과 목표도 세부 실행 계획이 부실하거나 구체성이 떨어지면 말잔치에 불과하다. 대구시의 계획대로라면 당장 미세먼지 30% 감축에 조 단위의 예산이 들어간다. 1천만 그루 나무심기와 녹지공간 및 생태하천 등 친수공간 확충, 친환경 폐기물 처리 시스템 등에 수천억원의 돈이 추가로 필요하다. 앞으로 5년에서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일정이지만 대구시 재정 형편으로는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 규모다. 자칫 계획만 내놓고 사업을 제때 추진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시는 새로운 '대구 환경 비전'이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세부 계획을 더 꼼꼼히 따져보고 점검해야 한다. 재원 조달과 추진 일정 등 구체적인 로드맵을 완성한 뒤에 시민 협조와 이해를 구하고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그래야 실현 가능성도 높아지고 도시환경 개선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커진다. 시민의 공감대 없이 대구시가 의욕만 갖고 행정 위주로 일을 추진한다면 그만큼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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