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미래 공동체 자치의 주인공으로 주목받고 있다. 청소년을 어른과 동등한 공동체 구성원으로 보고, 그들의 아이디어와 의견을 실제 정책에 반영하려는 시도도 잇따른다.
지난 3일 대구 영남이공대학 천마체육관에서는 4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청소년, 우리 마을의 미래를 상상하다' 소셜 픽션(social fiction'사회적 상상)이 열렸다. 소셜 픽션은 대구시가 2015년부터 전국 최초로 시행하고 있는 '우리 마을 교육나눔' 사업의 한 프로그램이다. 청소년의 역량으로 공동체를 회복 및 발전시키자는 취지다.
행사에 참여한 대구 8개 구'군 53개 마을 청소년들은 열띤 토론을 펼치고서 저마다 사는 동네의 미래를 지도로 그려 발표했다. ▷미래에는 로봇이 공연계에 진출할 것으로 보고 로봇 공연장을 세워 관광객을 모으는 동네 ▷다양한 수상(水上) 활동과 친수 환경을 즐길 수 있는 금호강 주변 수중마을 ▷아파트로 프로야구 경기장을 둘러싸 발코니에서 편리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야구장 동네 ▷첨단 유전공학으로 탄생시킨 상상 속 동물들이 사는 명소 마을 등 엉뚱하면서도 머잖아 실현 가능해 보이는 아이디어들이 마구 쏟아졌다.
정민지(13'남구 대명5동) 양은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동네를 변화시킬 아이디어를 냈다"며 "마을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해보며 놀이의 재미도 물씬 느꼈다"고 말했다.
함께 참가한 어른들은 청소년들의 생각에 귀를 기울이는 데 집중했다. 김재숙(33) 씨는 "평소 동네의 크고 작은 일을 논의할 때 청소년들은 배제되기 일쑤인데 이번 행사에서 청소년들이 원하는 게 뭔지 알았다"며 "어른들은 미처 떠올리지 못하는 참신한 아이디어도 얻었다"고 했다.
한편 '우리 마을 교육나눔 사업'은 마을별 추진위원회가 청소년의 아이디어와 의견을 모아 캠페인, 진로 개발, 소통 등 여러 민간 주도형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지금까지 2만200여 명의 청소년'주민이 동참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주민 반응이 좋아 참여 마을이 첫해 19개, 지난해 38개, 올해 53개 동으로 점점 늘고 있다. 2025년까지 대구 139개 동 전체로 참여 마을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대구시교육청과 함께 '청소년 주민참여예산제'를 올해 처음으로 시행하고 있다. 대구 11개 고교를 대상으로 지난 3일에 이어 7일 '청소년 예산아카데미'를 열고, 학교 동아리별로 예산 제안 실무를 가르쳐주는 '사전 컨설팅제'를, 여름방학 기간에는 청소년이 직접 예산사업을 제안하는 '청소년 예산제안대회'를 잇따라 진행한다.
청소년들은 주민참여예산제를 단순히 체험만 해보는 것이 아니다. 대구시는 심사를 거쳐 우수 제안으로 선정한 예산사업을 실제 대구시 재정사업에 편성하고, 제안한 학생에게 시상 등의 인센티브도 제공할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시정 참여 경험을 쌓으며 민주시민의 역량과 책임감을 가진 성숙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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