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배우면서 즐기는 답사여행] 고인돌·동백꽃의 고장 전북 고창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 세 바퀴 돌면 극락 간다네…윤달 성 밟기 전설

고창읍성은 우리나라의 많은 읍성 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읍성이다. 관광객들이 고창읍성 길을 따라 걷고 있다.
고창읍성은 우리나라의 많은 읍성 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읍성이다. 관광객들이 고창읍성 길을 따라 걷고 있다.
신재효 고택
신재효 고택
학원농장 청보리밭에서 화가들이 관광객들에게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다.
학원농장 청보리밭에서 화가들이 관광객들에게 초상화를 그려주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고인돌, 선운사와 동백꽃, 풍천장어와 복분자, 수박…. 고창은 찬란한 문화유산과 청정 자연을 간직한 보배로운 고장이다. 또한 볼거리 먹거리 체험거리가 무궁무진한 지역이기도 하다. 드넓고 풍요로운 갯벌과 기름진 옥토를 간직한 예향의 고장 고창은 여러 번 가도 또 가고픈 지역이다. 고창읍성, 신재효 고택, 청보리밭의 학원농장으로 떠나본다.

◆원형이 잘 보존된 고창읍성

고창읍성은 우리나라의 많은 읍성(邑城) 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읍성으로 해미읍성, 낙안읍성, 남도석성과 함께 어깨를 겨루는 곳이다. 모양성(牟陽城)으로 더 많이 알려진 고창읍성은 단종 1년(1453년)에 세워졌다. 성 둘레 1천680m, 높이 4~6m로 모든 석재는 자연석을 사용했다. 6개의 치(雉: 적의 접근을 빨리 관측하고 성벽에 달라붙은 적을 물리칠 수 있도록 성벽 곳곳에 네모나 반달꼴로 밖으로 튀어나오게 쌓은 것)와 2개의 연못, 4개의 샘, 동헌, 객사, 내아 등을 온전히 갖추었다. 읍성은 궁궐 보호를 위해 쌓은 도성(都城)과는 구별된다. 읍성은 평상시에는 도시를 보호하는 군사들의 훈련장으로 사용되며 전시에는 방어 요새로 쓰였다. 고창읍성은 읍성이면서 읍을 둘러싸지 않고 얕은 산에 쌓은 테뫼식 형태로 지어졌다. 성 밖에는 해자(垓字: 적의 침입을 저지하기 위해 성 주위를 둘러서 판 물도랑)를 만들어 적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고창읍성에는 돌을 머리에 이고 성을 밟고 도는 답성놀이가 전해온다. 한 바퀴를 돌면 다릿병이 낫고 두 바퀴를 돌면 무병장수하고 세 바퀴를 돌면 극락에 갈 수 있다고 한다. 겨울철 얼어 부푼 성곽을 다지고 성곽에 필요한 성돌을 얻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 오는 조상의 지혜와 슬기가 놀랍다. 성 밟기는 윤달에 열리는데 그중에서 윤삼월에 열리는 성밟기가 가장 효험이 뛰어나다고 하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17년 역사를 자랑하는 답성놀이 축제 '고창모양성제'는 10월 25~29일 5일간 열린다.

◆동리 신재효 고택'고창판소리박물관

고창읍성 입구 왼쪽에 있는 신재효 고택은 사랑채만 초가집으로 보존되고 있다. 중요민속자료 제39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아담하면서 포근한 분위기가 참 좋다. 때늦은 영산홍이 우리를 반긴다. 동리 신재효(1812~1884)는 판소리문학의 이론가, 연출가이자 광대의 지휘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아버지를 따라 고창에 내려와 향리로 살면서 판소리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집안에 노래청을 두어 명창들을 불러 교육하면서 제자를 길러 냈다. 또한 그는 춘향가, 심청가, 박타령(일명 흥보가), 가루지기타령(일명 변강쇠 타령), 토끼타령(일명 수궁가), 적벽가 등 판소리 여섯 마당의 가사를 정리하고 이론을 정립했다. 이 중 가루지기타령은 가사가 너무 음탕하다 하여 잘 불리지 않아 잊히고 오늘날은 다섯 마당만 전해 온다.

고택 앞에는 '고창판소리박물관'이 있다. 오밀조밀한 정겨운 정원과 판소리의 특징, 유래, 판소리 4대 법례론 등을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입장료는 어른 800원이다. 주차공간은 여유 있다. 덤으로 별관에 있는 고창군립미술관도 볼 수 있다.

◆'도깨비'에 나오는 청보리밭

고창읍성에서 영광 방면으로 20여 분 달리면 인기 드라마 '도깨비'에 나온 학원농장이 있다. 행정구역은 고창군 공음면 학원농장. 1994년 관광농원으로 지정받았다. 봄에는 수십만 평의 완만한 구릉지가 산지에서 잘 볼 수 없는 이국적인 풍경으로 다가온다, 입하(立夏) 전후 청보리가 가장 푸르고 파란 이삭을 틔우는 시기가 가장 좋다. 가을엔 강원도 평창군 봉평에 버금가는 메밀밭으로 소금을 뿌려 놓은 듯한 정경을 연출한다, 흰 눈이 내려앉은 듯한 하얀 메밀꽃이 장관이다. 메밀꽃은 9월 초순부터 피기 시작하여 9월 말까지 이어진다. 농장에는 넓은 주차장, 식당, 숙박시설이 갖추어져 있지만 봄'가을 성수기엔 다소 혼잡하다.

◆tip:

*가는 길: 대구→광주대구고속도(88고속도)→담양→순천고창고속도→고창읍성(소요시간: 약 2시간 40분)

*고창고인돌박물관: 고창 고인돌유적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넓게 군집을 이루고 있다. 매산리 산기슭에서부터 약 1.5㎞ 이어지며 447기의 고인돌이 있는 입구에 박물관이 있다. 고인돌 만들기 등 체험도 가능하다. 입장료는 어른 3천원, 어린이 1천원이다. 주차공간은 넉넉하다.

*하전갯벌: 국내 최초 갯벌택시가 도입된 하전마을은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에서 바지락도 캐고 갯벌축구 등 다양한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 예약: 063)563-0117 http://hajeon.invl.org

*상담두부: 신재효 고택 앞 운치 있는 초가집이다. 국내산 콩으로 직접 두부를 만들어 요리하므로 구수하고 깊은맛이 일품이다. 주말에는 꼭 예약해야 한다. 063)562-7807. 4인 기준 3만5천원이며 공기밥은 별도(1천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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