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박·가뭄·AI 경북 농가 '3중고'

우박 특별재난지역 선포 요구, 물 없어 파종 손 놓은 밭 숱해

수개월째 지속되는 가뭄, 기습적인 우박에 이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도 재출현해 농가들이 '3중고'에 신음하고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쏟아진 우박으로 인해 8천31㏊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경북지역의 피해는 83%인 6천644㏊에 달해 경북 농민단체가 우박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피해 지원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경상북도 농업인단체협의회는 7일 경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관련 규정에 따라 피해복구비 지원과 농축산경영자금 지원 방침을 밝혔으나 우박피해를 입은 농민에게 필요한 것은 생색내기식 위로금이 아니라 특별재해지역 선포와 영농을 재기할 수 있는 실질적 보상과 대책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북도 또한 규정만 들먹이지 말고 보상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를 조속히 마련하는 등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며, 농협도 긴급 무이자 자금 투입과 농자재 및 대파 종자 무상공급 등 피해농가의 신속한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이번 우박으로 농민은 경제적 피해마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상황이다"면서 "정부와 농협은 농업재해보험 대상 품목을 확대하고 국비 지원율을 늘려야 한다"고 했다.

가뭄이 장기화하고 AI 공포가 확산되면서 경북 농민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안동 임동면 위리와 사월리 등 임하호 상류에는 밭갈이를 마친 상태에서 물이 없어 파종조차 못 한 밭들이 황토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주변 들녘에는 양파 수확이 끝난 밭에 콩'배추 등 후작을 위해 바빠져야 하지만 모래알 같은 흙으로 인해 파종에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최인현 대한양계협회 안동시지부장은 "AI 여파로 대구로부터 공급받았던 병아리 공급이 끊기면서 축사가 텅 빈 상태다"면서 "이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영세 양계농가들의 파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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