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외고·자사고,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

"갑작스런 폐지 안돼" 시도교육청 신중 입장

최근 경기'서울 등 진보 성향 교육감이 있는 교육청에서 외국어고, 자율형사립고 폐지를 검토 중인 가운데 대구와 경북도교육청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장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고교 선택을 앞두고 혼란이 극심하다.

서울시교육청은 외고, 자사고 폐지를 통해 일반고 중심의 고교 체제 마련을 검토 중이다. 경기도교육청은 2019~2020년 있을 자사고 운영성과 평가 때 재지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자사고는 지난 2014년 운영성과 평가를 했던 계성고가 2019년, 대구외고와 경신고'경일여고'대건고는 2020년에 재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경북은 자사고인 김천고'포항제철고가 2019년, 경북외고가 2020년에 운영성과 평가가 예정돼 있다. 외고와 자사고는 5년마다 학교 운영성과 평가를 바탕으로 교육감이 재지정 여부를 결정한다. 외고'자사고 폐지가 대통령 공약이고 진보 성향의 교육부 장관이 취임하더라도 해당 교육청의 결정이 가장 중요하다.

대구와 경북도교육청은 교육부가 구체적 지침을 내릴 때까지는 적극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은 "전국 교육감이 모여 협의를 거쳐야 할 문제이며 갑작스럽게 폐지를 선포하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며 "자사고는 일정 기간 운영할 수 있도록 자율성이 보장돼 있는데 재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교육부 장관이 임명되지 않은 상황이고, 정부에서 구체적 방침이 안 나온 만큼 폐지를 검토한 적이 없다"며 "지역 인재의 외부 유출을 막는 순기능도 있으므로 각 교육청의 자율에 맡겼으면 한다"고 했다.

다만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으로 교육부가 외고, 자사고의 법적 지위를 박탈한다면 자연스럽게 폐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대구의 경우 계성고는 2020년, 나머지 학교는 2021년에 일반고로 전환된다. 대구의 한 자사고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자사고를 폐지한다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당장 신입생 모집이 걱정된다"면서 "지금까지 막대한 자금을 들여 기숙사를 갖추고 학교 시설을 이전한 일이 무용지물이 될까 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자사고, 외고 입학을 목표로 하는 중3 학생과 학부모들은 고교 선택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대구 수성구의 한 학부모는 "아이가 자사고 재학 중에 일반고로 바뀐다면 학교 명성이 유지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아예 자사고 대신에 성적이 좋은 학군으로 이사를 생각하는 학부모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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