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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 여론' 앞세운 청문회 무력화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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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입가경이다. 새 정부가 장관 후보로 제시하는 인물들의 살아온 이력이 갈수록 한심한 수준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스스로 제시한 공직 인사 배제 기준(부동산 투기, 위장 전입, 논문 표절, 병역 면탈, 세금 탈루)은 물론 음주운전, 허위 혼인신고에 이르기까지 도덕성은 차치하고 불법 백화점이라 할만하다. 인사 검증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아니면 인사 검증을 하고서도 내 편 '코드'에 맞추다 보니 적당히 눈감은 것은 아닌지 의문이 꼬리를 문다.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여성의 도장을 위조해 몰래 혼인신고를 했다가 법원으로부터 혼인무효 판결을 받았다. '사인 등의 위조, 부정 사용'과 '공정증서 원본 등의 부실 기재' 등 명백한 형법 위반이다. 공소시효가 지났다지만 최근 법원은 이런 범죄에 대해 징역형을 선고하는 추세다. 요즘 같으면 감옥에 갔을 범죄 전력자를 '법무부' 장관 후보에 올린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2006년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을 지냈다. 당시 김병준 교육부총리에 대해 논문 표절 및 중복 게재 논란이 제기되자 '도덕적으로나 교육적으로 자격을 상실한 상태'라는 성명서를 발표해 결국 물러나게 했다. 이제 김 후보자가 똑같거나 그보다 더한 상황에 놓였다. 김 후보자는 석'박사 논문을 모두 표절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가 '연구 부적절' 행위라는 판단을 내렸다. 김 후보자가 스스로에 대해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음주운전' 셀프 공개에 이어 거짓 해명 논란에 휩싸여 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80%를 넘어 고공행진 중이다. 그런 자신감에선지 허점투성이 장관 후보들을 지명하고서도 국회의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에 관계없이 임명을 강행할 태세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이 그 생생한 사례다. 청와대는 '국민의 뜻'이란 수사를 갖다 붙이고 있다.

국민 여론을 근거로 청문회를 무력화하려 들어서는 안 된다. 지난 2000년 처음 도입된 청문회 제도는 어쨌거나 그동안 고위 공직 희망자들에게 도덕적, 법적 자중자애를 주문해온 것이 사실이다. 코드 인사를 위해 원칙을 허물어뜨린다면 청문회 자체가 유명무실해진다. 한때 국민 여론이 높다고 이 원칙을 허물어뜨릴 수는 없다. 원칙에 충실한 인재 발굴과 등용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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