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내 첫 원전, 고리 1호기 40년 만에 퇴장

19일 0시 원자로 영구 정지…2022년부터 해체 작업

지난 40년간 대한민국 산업 발전을 뒷받침해온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심장이 18일 자정(19일 0시)을 기해 멈춰 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계기로 탈핵 에너지 로드맵을 내놓을 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7일 오후 6시 고리 1호기로 들어오는 전기를 차단하는 계통분리 작업을 한 데 이어 38분 뒤 원자로의 불을 껐다. 사람으로 치면 심장이 멈춰 사망선고가 내려진 것이다. 한수원은 이와 동시에 냉각제를 가동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대신 냉각제가 작동하면서 약 300℃에 달하던 원자로 온도는 18일 밤 12시에는 영구정지 기준인 93도까지 내려가 안정적인 상태에 이르렀다. 앞으로 온도는 더 내려가겠지만, 90여 도를 기점으로 원자로는 영구정지 판정을 받게 된다고 한수원은 설명했다.

한수원은 고리 1호기 가동을 멈추면 핵연료를 냉각한 뒤 안전성 검사를 거쳐 2022년부터 본격적인 해체 작업에 들어간다. 해체 절차를 차례로 밟아 부지를 자연상태로 복원하기까지 약 15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한민국 1호 원전' 고리 1호기 영구정지는 앞으로 국내 원전정책에도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1호 원전이자 1호 영구정지 원전인 고리 1호기를 기념하는 퇴역식은 19일 열리는데, 한수원은 이 행사에서 구체적인 해체 로드맵을 내놓는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의 탈핵 에너지 로드맵이 나올 지도 관심을 끈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신규 원전 전면 중단 및 건설계획 백지화 ▷수명이 다한 원전 즉각 폐쇄 ▷신고리 5, 6호기 공사 중단 및 월성 1호기 폐쇄 ▷탈핵에너지 전환 로드맵 수립을 공약했다.

문 대통령의 공약대로 월성 1호기도 폐쇄될 경우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원해연) 설립이 구체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앞서 원해연 유치전을 펼친 바 있는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도 재점화될 전망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수명이 다해 해체할 원전이 줄 서 있는 만큼 원해연 설립이 조만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방침이 나오는데로 본격적인 유치전에 뛰어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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