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역내에 분산돼 있는 하'폐수처리장 4곳을 한데 모아 지하시설로 건설하는 것을 추진한다고 한다. 기존의 하'폐수처리장 부지를 공원'체육시설 등으로 꾸며 시민에게 돌려주고 도시 미관도 개선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시의 구상과 사업 취지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만하지만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시가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에는 달서천'북부하수처리장과 염색산업단지 1'2 폐수처리장 등 4곳의 하'폐수처리장이 있는데, 지어진 지 20~37년이 경과하면서 시설 노후화에 따른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데다 악취 등 이유로 재건설 또는 이전하라는 요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런 가운데 권영진 대구시장은 19일 열린 대구시의회 정례회의 시정 답변을 통해 4곳의 하'폐수처리장을 통합해 지하로 넣고 처리장이 있던 부지를 시민공원 및 체육시설로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폐수처리시설의 지하화에 국내 성공 사례가 있기에 사업이 잘만 추진되면 그 혜택은 시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관건은 누가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다. 총 사업비가 5천억~6천억원에 이른다는데 시는 재정 형편이 어렵다는 이유로 민자사업 우선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민자를 끌어들이겠다는 시의 복안은 하'폐수처리시설 민영화와 사실상 동의어이다. 주요 공공재인 하'폐수처리시설의 관리를 민간에게 넘김으로써 오'폐수처리 요금은 인상 압력에 직면할 것이 뻔하다. 시는 민간 투자자와의 운영권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지만, 지방자치단체가 민간 투자자의 이익에 끌려다니는 전례가 비일비재하다는 점에서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
안 그래도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사회간접자본을 확충했다가 혈세는 혈세대로 쏟아붓고 요금도 올라가는 전철을 대구는 이미 여러 차례 밟은 바 있다. 옛말에 외상이라면 소도 잡아먹는다고 했는데, 대구시의 구상이 그 짝이 아닌가 우려스럽다. 대구시 하'폐수처리장의 민간 자본 유치는 안일한 발상이기에 마땅히 재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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