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소강 상태 접어든 AI…토착화 불씨 우려 남아

9일째 추가의심 신고 없어…전문가 "상시 방역 문제 국익 걸려"

전국으로 퍼지던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이번 AI 발생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데다 토착화 가능성도 있어 긴장을 늦춰서는 안된 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10일 경남 고성에서 의심신고 1건이 접수된 후 19일까지 9일째 추가 의심신고는 들어오지 않았다. 또한 지난달 26일 중간유통상 2곳을 통해 제주에 들어온 군산 종계장 오골계의 AI 바이러스 잠복기가 15일 끝나 추가 발병 걱정도 덜었다. 이에 방역 당국은 AI 방역 대책이 효과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일부터 전국 전통시장과 가든형 식당 내 살아 있는 닭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6일에는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고, 전국 모든 가금농가를 대상으로 24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도 내렸다. 12일부터 가축 거래 상인에 대해서도 전면 유통 금지 조치를 내렸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AI 발생 농장이 군산 오골계 종계장과 관련됐다는 사실로 미뤄볼 때 위험한 순간은 지나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AI 확산세가 꺾였어도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이다. AI 진원지로 지목된 군산 종계장의 AI 감염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탓이다. 또 중간유통상을 거쳐 제주와 경기 파주, 경남 양산, 부산 등 전국에 팔려 나간 군산 종계장 가금류 3천600여 마리 중 330여 마리의 행방이 묘연한 것도 변수이다.

게다가 토착화 가능성도 우려된다. 지금까지는 중국 등지에서 한반도로 철새가 이동하면서 AI를 전파한다는 게 통설이었다. 이를 뒷받침하듯 AI는 겨울이나 봄에 집중 발생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높은 기온이나 습도를 견디지 못하고 죽어야 할 바이러스가 여름철에 발생했다. 이 때문에 AI가 창궐할 때만 거점소독시설을 운용할 게 아니라 평소에도 가금류 이동 차량을 소독하는 상시 방역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상시 방역을 하면 AI 청정국 지위를 잃게 돼, 국내산 닭'오리 수출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존에 남아 있던 AI 바이러스가 순환했거나 토착화됐을 가능성도 있어 방역 당국도 당혹스러울 것이다. 국익이 걸린 문제인 만큼 상시 방역을 조심스럽게 논의해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 여름철에 AI가 발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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