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와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봉제클러스터센터'를 짓고자 용도에 맞지 않는 건물을 확인 없이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십억원짜리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패션연과 지역 봉제'패션업계에 따르면 패션연은 지난해 대구 서구 평리동의 지하 1층, 지상 9층의 연면적 3천350㎡ 규모 건물을 매입했다. 나중에 이 건물이 건축법상 주거지역 인근에 위치한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지정돼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전체 건물 중 제조시설로는 전체 면적의 15% 수준인 500㎡만 쓸 수 있는 상황이다.
봉제클러스터센터는 2014년 대구시와 패션연이 지역 내 뿔뿔이 흩어진 영세 패션'봉제업체들에 저렴한 임차료 혜택을 주고 디자인 기획에서 봉제, 마케팅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고자 마련한 사업이다. 센터 내에는 대규모 봉제 공간과 설비, 연구개발 및 지원시설을 설치할 계획이었다.
국'시비와 민자 등 총사업비 45억원 가운데 건물 매입에만 30억5천만원이 들었다.
그러나 건물 문제로 당초 다수의 봉제업체에 대규모 봉제시설을 지원한다던 계획이 대폭 수정될 상황에 처했다. 사전에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헛돈'을 썼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 봉제업계 한 관계자는 "건물 내 사무시설 면적이 더 넓으니 양질의 설비를 필요로 하는 영세업체는 입주 필요성을 못 느낀다. 이미 질 좋은 봉제시설을 갖춘 대규모 업체만 입주해 저렴한 임차료와 각종 지원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센터 건립'활용 계획도 중도에 바뀐 것으로 확인됐다.
패션연이 지난해 3월 낸 첫 입주기업 모집 공고를 보면 센터에는 10평(33㎡) 사무실 12개 업체, 25평(82.5㎡)'50평(165㎡)'75평(247.5㎡) 사무실 9개 업체 등 적어도 21개 업체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까지 나온 제2차, 3차 공고에 따르면 입주 예정 업체 수와 사무실별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고 각 층마다 사용 가능한 면적만 명시됐다. 이에 지금껏 입주 의사를 밝힌 봉제'패션업체 7곳 중 대다수가 각각 1개 층 전체를 쓰겠다고 신청했다.
당초 올해 1월 예정이던 센터 개관도 사업 계획 및 리모델링 설계 수정 등의 문제로 두 차례 연기됐다. 일러도 내년 초에야 문을 열 예정이다.
패션연은 건물 용도변경 등 당초 사업 목적을 되살릴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패션연 관계자는 "조건에 맞는 건물을 오랜 기간 찾지 못하던 중 접근성이 좋은 대형 건물이 나와 매입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 영세 봉제업체를 지원한다는 공공의 목적이 있는 만큼 제조시설 면적을 넓힐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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