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가금류의 92% 사육 현풍 농장 'AI 차단' 초비상

동구 '고병원성' 확진 따라…2곳서 산란계 37만 수 키워

대구 동구의 한 가금류 계류장에 있던 토종닭에서 검출된 조류인플루엔자(AI)가 '고병원성'으로 최종 확인된 가운데 달성군 현풍면에 있는 대규모 양계농장 2곳에도 비상이 걸렸다. 약 37만 수의 산란계(계란 생산을 목적으로 사육되는 닭)를 보유한 이곳에는 대구시 전체 가금류(약 40만 수)의 92%가 있다.

대구시와 달성군청은 지난 23일 현풍면 달성축산농협 인근에서 운영 중이던 거점소독시설을 현풍IC 인근에도 추가로 설치했다. 각각 20만, 17만 수 규모의 산란계 농장 2곳이 있는 현풍면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곳이기 때문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시 전체 442곳의 가금류 농가 가운데 이 두 곳을 제외한 나머지는 대부분 100수 미만의 소규모 농가"라며 "이 두 농장은 중점관리대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우선 달성군청은 군수를 본부장으로 한 가축방역대책 상황실을 24시간 운영하기로 하고 이들 농장에 대한 전담 공무원을 지정, 닭 폐사율과 산란율 등을 자세히 관찰하기로 했다. 아울러 농장 주변에서 100수 미만 가금류를 키우는 소규모 농가를 대상으로 군청이 가금류를 구매해 살처분하는 '수매'도 고려 중이다.

농장 직원들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각각 1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두 농장은 하루 세 번씩 농장'주변 도로를 소독하고 있으며, 외부인 방문을 최대한 줄이는 등 차단 방역도 이어가고 있다. 농장 한 관계자는 "몇 달째 긴장 상태를 이어가다 보니 직원들이 거의 초주검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늘어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주변 도로까지 흠뻑 젖을 정도로 소독량을 늘리다 보니 소독 비용이 월 300만원에서 700만~8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원자재라 할 수 있는 병아리 수급도 어려워졌다. 산란 농가에 공급되는 70일 정도 키운 병아리 가격은 기존 3천500원 수준에서 1만원까지 치솟았다. 전국적으로 병아리 부화장 2곳이 전체 시장 공급량의 50%를 차지하는데 얼마 전 이 두 곳이 AI 파동으로 문을 닫은 탓이다. 또 다른 농장 관계자는 "10여 년 전 8, 9곳에 달하던 양계농가가 현재는 2곳만 남은 상황이다 보니 대구시 차원의 뚜렷한 지원책은 없는 실정"이라며 "지금도 시와 군청의 도움으로 순조롭게 방역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나 좀 더 긴밀한 협조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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