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재생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대구 중구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오가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땅값, 임차료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구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구를 찾은 관광객은 총 140만 명으로 2008년 287명과 비교하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주말마다 평균 5천 명이 찾는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이하 김광석길)은 대구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지금의 김광석길을 만든 지역 예술가들은 2014년 가을을 기점으로 대부분 짐을 쌌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권리금과 수백만원대 임차료를 감당할 재간이 없어서다. 인근 부동산중개사무소와 상인들에 따르면 목 좋은 자리는 권리금만 8천만원에 이르고 보증금과 월세는 각각 2천만원과 200만원대에 이른다.
이른바 '뜨는 지역'인 중구 대봉동 '봉리단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과거 50만원 수준이던 월세는 250만원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전체 80여 상점 중 5, 6명을 제외하면 세입자가 모두 바뀌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위협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약령시와 북성로 공구골목도 피해가지 못했다. 최근 5년 사이 임차료가 최소 30% 가까이 올라 한약업체, 공구상들이 줄거나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들은 광역'기초자치단체가 주도하는 도시재생사업이 원주민을 몰아내는 '정부 주도형 젠트리피케이션'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중구청도 해법을 마련하려고 지난해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 제정을 시도했으나 중구의회의 반대로 1년째 표류 중이다.
중구청은 지난달 학술용역을 발주, 젠트리피케이션 발생지역에 대한 현장조사를 하고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의원들을 다시 설득할 방침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더 이상 내버려두면 김광석길도 반짝하고 끝날 것이란 위기감을 느낀다"며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들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젠트리피케이션
도시 환경이 변하면서 중'상류층이 도심 낙후된 지역으로 유입돼 지가, 임대료 등이 상승하면서 비싼 월세 등을 감당할 수 없는 원주민 등이 다른 곳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말한다. 주거공간'상업공간 모두에서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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