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처럼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더 이상 부모의 품을 떠나지 않도록 해주세요."
오랜 투병 생활 끝에 세상을 떠난 딸을 추모하며 아버지가 딸의 이름으로 난치병 환아 치료비 1억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지난달 1일 방다희(17'사진) 양이 작별 인사도 없이 가족의 곁을 떠났다. 2008년부터 앓아온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이 다희 양을 하늘로 데려간 것이다. 다희 양은 시를 쓰는 걸 즐겨 시인이 되고 싶어 했고, 투병 생활 동안 수백 편의 동시를 썼다. 아버지 방규열 씨는 지난 2011년 6월 딸이 쓴 동시를 한데 묶어 시집 '희망의 온도계'를 출간해 줬다. 올해 두 번째 시집 출간도 준비 중이었다.
방 씨는 딸을 보낸 지 보름째인 16일 경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경북공동모금회)에 전화를 걸어 "우리 아이처럼 백혈병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을 돕고 싶다"며 기부 참여를 문의했다. 경북공동모금회와 경상북도교육청이 5월 한 달간 백혈병'심장병 등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도내 저소득가정 아동'청소년의 치료비를 지원하는 '2017 난치병학생돕기 캠페인'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수화기를 들었던 것이다.
방 씨를 찾아간 경북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고인(故人)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가입을 제안했다. 방 씨는 "우리 아이처럼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더는 부모의 품을 떠나지 않게 해달라"는 말과 함께 딸의 이름으로 3년 내 1억원을 기부키로 했다. 29일까지 방 씨는 다희 양 이름으로 5천만원을 기부했다. 이로써 다희 양은 경북 아너 소사이어티 68호 회원, 칠곡군 1호 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기부금은 백혈병 등으로 고통받는 도내 아동의 치료비로 쓰인다.
방 씨는 "우리 아이가 평소 '희망'이라는 말을 참 좋아했다. 하늘나라에서 아빠를 다시 만나는 날까지 늘 희망을 잃지 않고 밝고 씩씩하게 지냈으면 한다"면서 "딸 아이 이름으로 전달될 기부금이 난치병 환아의 쾌유를 위해 뜻있게 쓰였으면 한다"고 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1억원을 일시 기부하거나, 5년 내 나눠 기부 약정하면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경북에는 포항의 고(故) 이병철 이소아과 원장, 청도의 익명 기부자가 '고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한편 30일 경북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모두 참석하는 '2017 경북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의 날' 행사에서 다희 양의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가입식이 열린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