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이 엿새째를 맞으며 서서히 안정 국면을 맞고 있다. 이번 포항 지진은 약 1년 전 큰 충격을 던졌던 경주 지진과 닮은 듯하면서도 사뭇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5일 이후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 횟수는 모두 58회. 같은 기간 경주가 약 120회 발생한 것에 비해 절반가량이다. 경주 지진은 완전히 소강상태를 보일 때까지 무려 640회의 자잘한 여진이 이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더 큰 여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강한 본진 이후 작은 여진이 계속되며 힘을 분산해야 하는 데 혹시나 힘이 축적돼 강한 지진을 또 한 번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19일 오후 11시 57분과 20일 오전 6시 5분쯤 발생한 각각 규모 3.5, 3.6의 지진도 이런 의미에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경주 지진 역시 지난해 9월 12일 본진 이후 일주일 뒤인 19일 규모 4.5의 강한 지진이 또 한 차례 휩쓴 전력이 있다. 물론 딱딱한 암반지대의 경주보다 물렁한 연약 지반의 포항 지질 특성상 여진이 자체 소멸 중이라는 희망적 의견도 있다.
경주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피해액의 정도다. 경주 지진은 90억8천여만원의 피해가 집계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며 128억원이 지급됐다. 반면 포항은 피해액이 엿새째에 140억원(정부 잠정집계)을 넘어서며 2배 가까운 피해액을 기록했다. 포항시 자체 집계에서는 640여억원을 넘긴 것으로 조사돼 추가 조사 후 피해액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는 공업도시인 포항이 경주보다 항만 등 기반시설이 많고, 진앙과 지표면의 거리가 더 가까워 피해가 커졌던 것으로 보인다. 포항 지진의 경우 공공시설 피해는 총 366건으로 사유시설 5천694건에 비해 월등히 적지만, 피해액은 각각 498억여원과 111억여원으로 5배에 가깝다.
한편 경주 지진은 포항 지진의 반면교사가 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포항관측소 지진계는 지진 발생 후 약 3초 뒤에 처음 울렸고, 약 19초 뒤에 지진 조기 경보를 발령했다. 경주 지진의 평균 26초보다 7초가량 빠르게 대처한 셈이다. 국민들에게 보내는 재난문자 역시 포항 지진 관측 후 23초 뒤에 발송됐다. 경주 지진 때 8분 정도에 비하면 확연히 빨라진 대처이다.
모두 재난문자 송출체계가 기상청으로 일원화됐기 때문에 생긴 긍정적 변화이다. 기존 체계는 기상청이 경보를 발령하면 국민안전처가 재난문자를 보내는 방식이었으나 경주 지진 당시 늑장 대응에 대한 거센 비판이 일며 기상청이 전부 담당하게 됐다.
철강공단의 준비도 철저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기업들은 경주 지진 이후 노후화된 지진계측설비를 보강하고 자체경보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연 1회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지진 대응 훈련을 펼치는 등 준비를 해왔다. 이 같은 준비 덕분인지 이번 포항 지진으로 포스코 등 철강공단의 피해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진 발생 시 기상청 재난문자는 발생지 기준으로 정보가 오기 때문에 포항제철소에 미치는 정확한 규모 파악이 불가능해 적절히 대응 조치가 어렵다"면서 "자체 시스템을 구축해 지진 크기에 따른 조업 비상 대응을 갖추고 안정적인 조업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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