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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동해선 왕피천 고가교 부실시공 의혹, 철저히 조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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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고가교를 지탱해야 할 교각의 내부 철근이 수십m 아래로 주저앉는 일이 벌어졌다. 동해선 포항~삼척 사이의 울진 왕피천을 횡단하는 고가교 건설 중 일어난 황당한 현상이다. 철도 고가교의 공사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는데 시공업체의 해명을 들어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

문제의 교각은 왕피천 고가교를 지탱해 줄 8개의 교각 중 하나로 32㎜ 굵기의 철근 167개를 57m 높이로 엮어 콘크리트와 함께 타설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2016년 6월부터 공사가 진행돼왔다. 그러나 교각 기초 작업 완료 뒤 후속 작업을 벌이던 중에 내부 철근 다발이 20m 아래로 꺼져 있는 사실이 발견됐다.

드러난 현상만으로는 일단 지반 침하부터 의심할 수밖에 없다. 울진 군민들이 범대책위원회를 발족하면서까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사안이 중대하기 때문이다. 지반 침하에 따른 철근 침하라면 왕피천 고가교의 안전성 자체가 심각한 위협에 처해 있다는 말과 통한다.

하지만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철근이 자체 무게를 견디지 못해 뒤틀리면서 스프링처럼 주저앉은 공법상 문제일 뿐 지반 침하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교각 보강 공사만 하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 현대건설의 해명인데 설령 이것이 맞다고 해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제 무게조차 견디지 못하는 철근이 교각과 다리 상판'열차 등 엄청난 하중을 지탱해 낼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자재에 하자가 있어서 철근 침하 현상이 발생했다면 다른 교각의 안전성도 담보될 수 없는 노릇 아닌가.

철도시설공단은 제3의 업체를 선정해 원인 조사 및 보강 방법에 대한 용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철도시설공단은 지난 4월 철근 침하 현상을 발견하고도 여태껏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 주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다. 불안감 해소 차원에서도 지반 침하 여부에 대한 정밀진단이 필요해 보인다. 만일 부실 자재 사용이 철근 침하의 원인이라면 다른 교각에 대한 전면적 조사와 대책이 뒤따라야 하며, 부실시공 사실 발견 시 응당의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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