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보증 수도권은 서로 견제…대구경북은 치켜세우기 바람

민주당 상반된 지방선거 분위기…서울시장·경기도지사 도전자 정책 놓고 신경전 벌이며 비난

더불어민주당의 지방선거 예비후보 선거전이 수도권과 지방에서 상이한 양상으로 진행돼 눈길을 끈다. 수도권에선 내부 견제와 신경전이 한창이지만 대구경북지역에선 후보들이 서로를 독려하거나 치켜세우는 등 전혀 다른 분위기다.

서울시장의 경우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시장을 겨냥한 '금배지' 도전자들의 견제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 박 시장이 내놓은 미세먼지 대책을 놓고 민병두 의원은 "언 발에 오줌 누기"라고 깎아내렸고, 우상호'박영선 의원은 "혈세만 허공에 날렸다" "현재의 낡은 정책부터 버려라"고 지적했다. 이에 박 시장이 "나는 소통의 달인"이라며 자화자찬에 나섰으나 도전자들은 "더 쓰임을 받으려면 새로운 도전에 나서라"며 서울시장직에서 밀어내려는 모양새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준비 중인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한 견제 세력도 적지 않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앞두고 있는 전해철 의원은 최근 "(이 시장의) 버스 준공영제 논의를 무시하는 듯한 발언은 아쉽다"고 했고, 양기대 광명시장은 "경기도를 대권 징검다리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상대 비난 일색인 수도권 분위기와는 달리 대구경북 민주당 후보들은 더없이 화기애애하다. 오히려 자신보다 상대를 치켜세우는 기현상(?)까지 감지된다. 대구시장 선거에 나선 이승천 전 국회의장실 정무수석은 경쟁자인 이상식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을 향해 "(경찰)조직 내에서도 신망 있고 정무직에서도 대과 없이 훌륭하게 마무리하신 분"이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이 실장이 나보다 먼저 출마를 결심했기에 내 출마선언도 이 실장보다 늦게 하는 게 예의"라고 했다.

이 전 실장도 이 전 수석의 출마 소식에 "더없이 반갑다. 험난하고 외로운 길을 혼자 갈 줄 알았는데 동지적 경쟁자를 만나서 한없이 기쁘다"고 화답했다. 경북도지사 도전을 앞두고 있는 오중기 청와대 선임행정관도 최근 기자와 만나 "경북에 인재가 많은데 나 혼자 여당 후보로 출마하는 것은 도민에 대한 예의가 아닐 수도 있다"며 "훌륭한 분들과 경쟁을 벌여가는 경선 기간 동안 새롭게 배우는 일도 즐거운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